오거돈 강제추행 피해자 "윤호중 현충원 사과, 모욕적"

피해자 A씨 "나는 현충원에 안장된 순국선열 아니다"
민주당,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진상 조사·재발 방지 조치 회신은 없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를 마친 뒤 작성한 방명록. 국회사진취재단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현충원 사과'에 대해 모욕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피해자 A씨는 22일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한 입장문에서 "저는 현충원에 안장된 순국선열이 아닙니다. 도대체 왜 현충원에서 제게 사과를 하시나요"라며 "너무나 모욕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방명록에 '선열들이시여!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피해자'의 의미에 대해 "이번 보궐선거의 발생 이유가 됐던 피해자분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지난달 민주당 중앙당에 사건 무마, 협박, 개인정보 유출 등 2차 가해자인 민주당 인사들의 사과와 당 차원의 조치를 수차례 요청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겨우 받은 김태년 전 당 대표 직무대행 명의 회신문에는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확인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하겠다', '각 건을 조치 완료한 뒤 결과를 피해자께 말씀드리겠으며, 향후 더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치하겠다'고 분명히 적혀있었다"며 "이 조치와 결과는 감감무소식인데, 오늘은 윤 원내대표가 현충원에서 사과를 한다. 너무나 모욕적이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말뿐인 사과는 필요 없으며, 당신들께서 하신 말씀에 책임지십시오"라며 "제발 그만 괴롭히세요. 부탁드립니다"라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