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0조 한온시스템..새 주인 누가 될까

박창영 2021. 4. 22.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온시스템 매각 주관사 선정
한앤컴퍼니 지분 50.5% 매각
한국타이어도 19% 팔지 검토
한라그룹 재건 꿈꾸는 만도
자동차 전장사업 키우는 LG
폭스바겐 등 해외社도 거론
자동차사업 '시너지' 노려

◆ 레이더M ◆

10조원대 매물로 평가되는 한온시스템 매각이 닻을 올린 가운데 인수 후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포트폴리오 기업 한온시스템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거래 대상은 최대 주주 한앤컴퍼니가 가진 지분 50.5%이며, 2대 주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보유 지분 19.49%를 정리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은 국내 대표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기업이다. 현대차, 기아, 아우디, 폭스바겐,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조8728억원이며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7840억원이다. 이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기업 가치는 10조원을 넘나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때 지분 100% 가치를 EBITDA의 10배 수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나타난다.

M&A시장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를 중심으로 인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본다. 여러 자동차 부품사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한온시스템은 오히려 상승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기업이 보유한 공조(空調)시스템 기술은 전기차에서도 필수적이다. 전기차 상품성은 주행거리가 핵심이기에 냉난방 시 최소 전력만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이 중요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이 7조8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고 영업이익이 5360억원으로 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로는 만도가 빈번히 언급된다. 애초 한온시스템 전신인 한라공조는 만도기계와 미국 포드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은 부도를 경험하며 한라공조 지분을 포드 산하 비스테온에 넘기게 됐다. 한라그룹이 2008년 만도를 되찾았듯이 한라 재건을 위해 한온시스템을 사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만도가 인수하기 위해선 범현대가 결집이 필수적이란 평가가 나오는데 한온시스템은 시가총액만 따져도 만도의 3배에 달하는 몸집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사업을 키워가는 LG의 참전 여부도 주목된다. LG전자가 지난해 말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JV)을 세운 것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을 나날이 높여 가는 등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M&A 전문가를 영입하며 투자 전문 지주회사로 도약 중인 (주)LG가 조력하면 인수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밖에 폭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카메이커가 거론되기도 하는데 이들이 최근 자동차 전체 밸류체인을 내재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서다. 다만 10조원이라는 몸값은 아무리 실탄이 풍부한 기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유력 후보인 모기업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자칫 과도한 비용 지출로 기업이 위기에 빠질 것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경영권을 매각하기 전 대주주 지분을 축소해 원매자 부담을 줄여줄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M&A시장에서는 블록딜을 통해 거래 사이즈를 감량하는 모습이 관측된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