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위기' 이성윤.."수사자문단·심의위 열어달라"

박윤예 2021. 4. 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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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보도, 편협한 檢시각 반영"
공정성문제 우려해 소집 신청
수원고검도 "심의위 열자" 맞불
검찰총장후보추천위 29일 개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진)이 전문수사자문단 및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것에 대해 수원고검장이 일부 받아들였다. 유력 차기 검찰총장 후보인 이 지검장은 기소로 결론이 나기 전에 시간을 최대한 끌려고 하자 수사팀이 수사심의위를 신속히 열어달라고 하겠다며 맞대응한 것이다. 여기에 법무부도 일주일 후에 차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혀 '검찰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이 지검장 변호인은 2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대검찰청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고, 수원지검에도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 측은 "수사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보도 내용이 수사팀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고, 편향된 시각에서 사안을 본 나머지 성급하게 기소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는지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수사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는 중요 사건의 기소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검찰 내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을 받는 절차다. 다만 전문수사자문단에는 법률 전문가가 참여하고, 수사심의위에는 학계, 언론계, 종교계 등 일반 국민이 참여한다. 둘 다 권고적 효력만 지녀 검찰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이에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이 지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지검장의 입장문이 나온 지 3시간30분 만이었다. 수원고검은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수원고검 검사장이 직접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수사심의위의 신속한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 개최를 신청했지만 수원고검이 대검찰청에 수사심의위 개최를 요청한 것이다. 그 이유는 검찰이 한발 더 나아가 수사심의위를 빨리 열기 위해서다. 수원고검은 "이 지검장이 직접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면 부의 여부 결정 등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차라리 수원고검이 고검장 직권으로 직접 대검에 요청하는 게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원고검은 이 지검장 주장과는 달리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은 신청할 수 없다고 했다. 전문수사자문단은 중요 사건에 있어 대검과 일선 검찰청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경우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법무부가 별안간 검찰총장 후보추천위 회의를 오는 29일 열겠다고 밝혔다. 수원고검이 입장을 밝힌 지 10분 만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 인선과 관련해 한 달째 추천위 소집도 하지 않고 있다가 늦게나마 향후 일정을 발표한 것이다. 이 지검장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 추천위 일정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 어린 분석이 나온다. 이 지검장 기소 여부는 추천위 회의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검찰 시계'는 숨 가쁘게 돌아가게 됐다. 수원고검과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 개최 시기를 두고 부딪치는 것도 후보추천위 때문이다. 추천위가 열리기 전에 수원지검이 이 지검장을 기소하면 이 지검장에게 법적 흠결이 되고, 수원지검의 기소 결정 전에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가 되면 수사팀의 부담이 커진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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