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찢고 고성'..제2공항 논란에 얼룩진 제주도의회(종합)

변지철 2021. 4.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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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질문서 제2공항 놓고 도지사 vs 도의원 설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놓고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도의원 간 설전이 오갔다.

답변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연합뉴스) 21일 오전 제주도의회 제39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홍명환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4.22 [제주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정질문 도중 한 의원이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관련 합의문'을 공개적으로 찢고 언성을 높이는 행동으로 도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1일 원 지사를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제39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홍명환 의원이 "여론조사 해석에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제2공항 반대 민의가 나와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민의와 역행하는 개인 의견을 밝혀 실망하는 도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민의에 역행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프레임"이라며 "여론조사는 성산읍 주민과 전체 도민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토부가 제주도지사로서 이에 대한 의견이 무엇이냐고 물었기 때문에 의견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2014년 제주에 와 도지사로서 도민에게 해왔던 약속인데 (제2공항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다음 지사에게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마음이 무겁다. 그것을 민의라는 말로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고 말했다.

이후 현 제주공항 확충과 제2공항 건설을 놓고 설전이 이어졌다.

홍 의원은 "현재 제주공항은 도착이나 출발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단지 부분적으로 터미널이나 주기장, 계류장 규모 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를 개선하고자 ADPI(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에서도 현재의 제주공항을 바다로 늘리거나 하지 않고 보조 활주로를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해서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답변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연합뉴스) 21일 오전 제주도의회 제39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홍명환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4.22 [제주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이어 "교차활주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제탑을 새로 지어서 다른 곳에 옮기고, 주기장과 계류장, 터미널만 늘리면 되는 것을 국토부, 원희룡 지사는 계속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ADPI도 제주의 현재 도심과 건물 등에 대해 정밀한 조사가 안 됐기 때문에 교차활주로 사용 부분을 현재로선 반영하기 어렵고 그래서 제2공항이 불가피하다는 국토부의 결론이 나온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현재의 공항을 확충하더라도 10년, 20년 뒤 항공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 지금 제주공항 시설의 100%를 다 쓰는 것은 위험하다. 사회기반시설은 70∼80% 캐파(역량)를 써야 더 안전하고 변동성에 대비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 공항을 번잡하고 아슬아슬하게 쓰는 것보다 쾌적하고 안전하게 쓰자는 것이다. 5조원의 국책사업을 통해 (제2공항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을 지금 반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제주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고 올해 내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보긴 한다. 만약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이기 때문에 다음 정권으로 미룬다면 저는 제주 제2공항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어느 자리에 있든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도정질문에서도 원 지사는 이상봉 의원과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갈등을 빚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11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발표한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관련 합의문'을 들어 보이며 "도와 도의회는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앞으로 제2공항과 관련한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해서 협력하고 노력하기로 했다"며 "제2공항 갈등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발언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의견을 말하는 게 왜 갈등인가. 침묵해야 하는 것이냐"고 맞섰다.

이 의원은 "합의문 찢어버립니까? 왜 합의하느냐"며 합의문을 공개적으로 찢기도 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은 2014년 도지사 공약이었다. 7년간 제주의 백년대계를 위해 피와 땀을 흘려 만든 국책사업이다. 일방적으로 의사 표현을 억압하지 말라"고 말했다.

상황이 격해지자 강연호 도의회 부의장이 중간에 끼어들어" 상호 존중 속에 도정질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연합뉴스 등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는 지난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을 통해 도민 각 2천 명, 성산읍 주민 각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도내 견해차를 드러냈다. 전체 도민 여론은 반대가 우세했지만, 공항 예정지 주민의 경우 찬성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그래픽] 제주2공항 건설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18일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이하 제주기협 9개 언론사)에 따르면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갤럽의 '제주도 선거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 '찬성' 44.1%, '반대' 47%로 조사됐다. 또 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에서는 제2공항 건설 '찬성' 43.8%, '반대' 51.1%로 나왔다. zeroground@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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