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4개 시·도, '용담댐 물 배분' 공동대응..전북과 신경전

송인걸 2021. 4.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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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댐 방류량' 충청 550만 식수·금강 수생태계 참작해야
전북, 올 연말까지 75만t..내년부터 당초 계획 43만t 공급
대전·충남·충북·세종 등 충청권 4개 지방정부가 22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전북 용담댐 용수를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금강수계 용담댐의 용수 공급을 둘러싼 충청권 4개 지방정부와 전북권 간의 ‘물싸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전·충남·세종·충북 등 충청권 4개 지방정부는 22일 오후 충남도청 소회의실에서 ‘충청권 수자원 상생 협의회’를 열어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용담댐 물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공동대응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어 충청권 4개 지방정부는 “용담댐 물은 금강수계에 자연 그대로 우선 방류해 충청권 550만명에게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수생태계가 보존되는 금강의 자연성을 지속해서 살아 숨 쉬도록 해야 한다”는 건의문도 채택했다.

4개 지방정부는 “용담댐 건설 뒤 대청댐의 유입 용수량이 1일 57만t가량 줄어 오염부하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방류량마저 감소하면 충청권 550만 시·도민의 식수원과 금강 수생태계 건강성이 위협받는다”며 “용담댐은 대청댐과의 합리적 연계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금강으로 충분한 물이 흐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수 공급은 금강 본래의 자연·인위적인 기능이 유지되고, 기존 수리권을 해하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유지돼온 이용 행위를 침해하지 않는 선점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용수 공급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충청권 4개 지방정부가 수자원협의회를 연 것은 용담댐에서 공급하는 용수가 올 연말을 기점으로 현재 1일 75만t에서 43만t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용담댐 1일 용수 공급량은 178만t이다. 2001년 용담댐이 준공할 당시 전북권은 20년 뒤인 2021년 용수이용 인구를 389만명으로 추산해 1일 135만t의 용수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당시 충청권은 용담댐이 건설돼 식수와 용수를 공급하는 충북 청주시에 있는 대청댐 유입 용수량이 크게 줄어든다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용담댐은 2021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대청댐에 공급하는 용수를 43만t에서 75만t으로 조정했다.

문제는 최근 전북권이 대청댐으로 보내던 용수를 조정 이전인 43만t으로 줄이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충남도는 전북연구원이 지난달 24일 한국수자원공사, 유역물 관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물포럼을 열어 용담댐 고시량 135만t을 계획대로 이용하기 위한 댐 용수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2019년 3개 분과 42명으로 꾸려졌다.

전북물포럼 쪽은 전북도에 공급되는 용담댐 생활용수는 1일 50만t 수준이지만 새만금개발과 지역개발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135만t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만경강에서 취수하는 공업용수 21만t, 지방상수도인 익산시 등의 생활용수 10만t을 각각 용담댐 용수로 대체하는 방안 등 전북지역 급수체계 변경 대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 4개 정부는 22일 오후 충남도청 소회의실에서 용담댐 물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공동대응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충청권 4개 지방정부는 △전북권의 용수 수급은 자체 수계 내 수원 또는 대체 수자원을 최대한 연계 활용해 해결하고 △댐 기본계획 시 잘못된 장래인구 추정으로 전북권 생활·공업용수가 과다 산정됐으므로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재산정을 해야 한다는 태도다.

충청권은 국가물관리위원회 등에 물관리기본법의 취지에 따라 필수불가결한 생활·공업용수 수요와 댐 하류의 지역 여건을 고려하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용수 배분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금강 유역 물관리종합계획에 대청댐과 용담댐을 연계한 운영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이남재 충남도 기후환경국장은 “용담댐 기본계획 당시 2021년 전북권의 용수이용 인구를 389만명으로 추정해 1일 135만t의 용수를 공급한다는 것이었는데 현재 전북권 인구는 180만명, 1일 용수 공급량은 60만t 정도”라며 “2040년에는 충청권의 경우 세종시의 영향으로 570만명으로 인구가 증가한 데 비해 전북권은 현재 인구보다 약 20만명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용담댐의 용수 공급 계획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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