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시간대 고속철 시대..GTX-D 강남 빠진 '김포~부천'(종합)
국토부 "과도한 사업비는 지방과 불균형 문제 야기"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노해철 기자,정진욱 기자 = 앞으로 10년간 전국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광역철도망이 깔리고 주요 노선은 고속화해 전국 2시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장기~부천종합운동장을 잇는 수도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등 2030년까지 약 90조원이 투입되는 4차 철도망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은 불발되면서 주민의 반발이 예상된다.
◇수도권과 경쟁력 뒤지지 않는 광역경제권 조성 국토교통부는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연구' 공청회를 통해 주요 사업을 공개했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4차 철도망계획)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 철도투자의 방향과 사업성과를 제시하는 것으로 5차 국토종합계획 등 여러 국가계획과 정합성이 요구된다.
이번 계획안엔 대도시권 교통 혼잡, 지역소멸 및 지역 간 불균형 심화 등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철도망 계획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다.
권일 한국교통대 교수는 "이번 4차 철도망 구축계획안에서는 균형발전이 눈에 띈다. 균형발전의 핵심은 형평성인데, 이를 강조했다"며 "철도망은 국토의 자기장을 까는 사업으로 국가경쟁력과 균형발전이라는 두 축을 추진 이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정부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마련한 철도망 계획은 Δ철도운영 효율성 제고 Δ주요 거점 간 고속연결 Δ비수도권 광역철도 확대 사업 Δ수도권 교통난 해소 사업 Δ철도산업 발전기반 조성 Δ안전하고 편리한 이용환경 조성 등 7대 추진방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먼저 철도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용량이 부족한 경부(고속)선 수색~금천구청, 경부고속선 광명~평택 구간을 복선화하고 문경~김천 구간을 연결한다. 점촌~영주 구간의 전철화 사업과 인천공항철도 급행화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서해선~경부고속선 연결선에 고속철도 서비스를, 전라선(익산~여수)·동해선(삼척~강릉)·호남선(가수원~논산)엔 시속 250㎞ 이상의 고속주행이 가능한 선로 개량 사업도 추진한다.
정부가 제시한 계획대로라면 Δ서울~홍성 48분 Δ서울~여수 2시간10분 Δ강릉~포항 1시간 2분 Δ서울~진주 2시간10분 Δ강릉~평택 1시간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조치원~신탄진, 강경~계룡, 대구권 광역철도 김천~구미 구간엔 비수도권 광역철도화 사업을, 대전~세종~충북, 부산~양산~울산, 광주~나주, 대구~경북 구간엔 광역철도 신설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는 대전 반석~세종청사~조치원 구간을 신설하고, 조치원~청주공항구간은 기존 충북선 활용(조치원~오송 구간 복선화)하되, 전체 구간을 광역철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상 광역철도 지정범위를 초과하는 사업은 지정기준 등 제도개선 후 광역철도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TX-D 노선 공개…사업 타당성 때문에 강남 직결 빠져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철도사업도 진행한다. 수도권 서부권에선 장기~부천종합운동장 구간의 서부권 GTX-D 신설사업이, 별내선 연장-분당선 연장-일산선 연장-대장~홍대선, 신구로선 등의 철도사업이 마련된다.
철도산업 발전기반 마련을 위해 새만금선, 부산신항 연결지선 등 주요 항구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단선으로 만들었던 철도종합시험선로로 순환선으로 재구축한다.
또 동해선(강릉~제진) 등 기존에 추진 중인 남북철도 연결사업 적기 추진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활동 강화 등으로 대륙철도 연계 대비한다.
다만 GTX-D 노선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포도시철도 장기역에서 서울 지하철7호선 부천종합역까지 신설하는 것인데, 김포에서 부천까지 이동 소요시간은 기존 69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앞서 김포시는 Δ김포~부천~서울 강남~하남을 잇는 'GTX-D' Δ인천2호선 김포·고양 연장 Δ서울5호선 김포 연장 Δ김포골드라인 인천 검단오류 연장 등 4개 사업을 건의했었다. 이번 구축망 계획에서 서울 강남과 하남이 빠지게 된 것이다.
GTX사업에 서울이 빠진 이유는 사업 타당성 때문이다. 인천시는 GTX-D Y자 노선을 주장했다. 이 노선은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인천국제공항 방면과 경기 김포시 방면으로 갈라지는 노선으로 사업비가 10조원 정도 예상됐다. 김부선(김포~부천)은 GTX-D Y노선의 4분의 1 수준인 2조1000억원만 투입하면 된다.
국토부는 국가 전체 철도망을 짜는데 있어 과도한 사업비는 지방과 불균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서울 지하철 2·9호선과 공항철도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4차 철도망 114.7조원 투자자46.8만명 고용효과 한국교통연구원은 정부가 공개한 4차 철도망 계획의 투자 규모를 약 114조7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행사업엔 60조6000억원, 신규사업은 54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이중 올해부터 내년까지 신규사업 29조4000억원 등 총 90조원이 소요된다.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54조9000억원, 지방비 8조1000억원, 민자유지 16조3000억원, 신도시광역교통개선분담금과 국가철도공단 채권으로 약 10조원을 조달한다.
연구원은 4차 철도망계획안이 추진될 경우 철도연장은 2019년 4274.2㎞에서 2039년 5137.2k㎞ 123%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철은 3116.2㎞에서 3979.2㎞로 12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노선 건설로 철도 수송분담률도 11.5%(2019년)에서 약 17% 수준까지 증가하고 전기를 이용한 철도 사용으로 미세먼지도 연간 356톤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밖에 2030년까지 생산유발 175조8000억원, 부가가치 73조원, 고용유발 46만8000명 등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
◇공청회 "지방 중앙역 살려야…고속철도망 확충 시급"
한편 이날 전문가 패널로 참석한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의 민만기 대표는 지방 도시의 거점 역할을 하는 중앙역이 신도심 개발 등으로 소외된 상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유럽은 아무리 소음과 진동 등의 문제가 있어도 도시의 중심이 되는 중앙역을 포기하지 않는다"며 "철도와 시민을 결함이 있는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 계획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여철 국가철도공단 기획본부장은 철도 물류수송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물류수송망 구축 계획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도로와 항만, 항공과의 연계를 위한 항만·산단 등 인입 철도와 지역 거점 철도 물류기지 등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용상 우송대 교수는 거점화 전략을 통한 고속철도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철도의 1인당 이동거리는 200㎞가 넘는데, 우리나라처럼 400㎞ 내외인 곳은 철도가 발전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앞으로 국가 교통정책에서 간선만큼은 철도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5차 계획에서는 철도를 타고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꿈과 비전을 주는 구상이 필요하다"며 "운송 부담률 역시 여객만큼은 20% 이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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