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보이는 3개의 고개..김학범 감독은 왜 경계했을까
[스포츠경향]
지난 21일 스위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 추첨식을 통해 한국은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모두가 추첨식 전부터 전망했던 ‘최상의 조’가 그대로 나왔다. 여기에 B2에 걸리며 결승까지 전부 도쿄 인근에서 치르게 돼 이동거리 부담도 줄었다. 만약 B1이나 B4에 걸렸다면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을 위해 삿포로까지 갔다와야 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은 추첨식이 끝난 후 대한축구협회를 통한 소감에서 “우리보다 약한 상대는 없다”며 경계심을 잔뜩 보였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돌다리를 두들겨보는 성격의 김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다소 과장돼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 감독의 걱정이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우선 북중미의 온두라스는 5년 전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팀이다.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라이프치히),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 최정예 멤버들을 모두 불러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넘는다는 각오로 올림픽에 나섰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피지와 멕시코를 꺾고 만만치 않은 독일과 3-3으로 비기며 조 1위로 8강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하지만 8강에서 온두라스에 0-1 충격패를 당하며 메달의 꿈이 좌절됐다. 온두라스는 이번 북중미 지역예선 멕시코와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긴 했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유럽 팀들 중 스페인, 독일, 프랑스를 거르고 만난 루마니아는 겉보기에는 특출나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김 감독이 가장 걱정을 많이하고 있는 팀이 바로 루마니아다. 조 추첨식 때 김 감독과 함께 북한산에 올랐던 이재철 대한축구협회 홍보 수석 매니저는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와는 달리, 루마니아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 정보가 얼마 없다고 감독님이 걱정이 많았다”며 “또 루마니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자국리그 출신 선수들이 많은데, 이번 올림픽을 통해 보다 큰 리그로 이적하고자 하는 목적의식이 강해 그 절박함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루마니아는 특출난 스타 선수는 없지만, 유럽 지역 예선 조별리그에서 프랑스,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같은 강팀과 같은 조에 속했음에도 조 1위로 통과하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이 1차전에서 만나는 뉴질랜드는 전력에서 몇 수는 아래에 있는 팀이다. 그래서 한국은 1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향후 일정이 편해질 수 있다. 다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선수들을 짓누르면 예상치 못한 고전을 할 수도 있다. 오세아니아 지역예선에서 피지, 바누아투 같은 약체들만 상대했지만 어쨌든 5경기에서 33골이나 터뜨리는 공격력을 보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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