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경험을 공짜 원재료로 삼는 감시 자본주의에 저항하자"

김준억 2021. 4.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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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검색한 기록이나 페이스북의 '좋아요' 클릭 등이 맞춤형 추천으로 이어지는 알고리즘은 오늘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는 이 번역본의 해설에서 "이 책은 감시 자본주의의 내적 동학과 디지털 자본의 은밀한 수탈 과정을 규명했다는 의미에서 21세기 '자본론'이다"라며 "디지털 자본의 행동 수탈에 포획된 인간 행위와 경제 구조, 그것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디지털 자본의 사이클을 적확히 밝혔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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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나 주보프 하버드대 교수 저서 '감시 자본주의 시대' 번역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구글에서 검색한 기록이나 페이스북의 '좋아요' 클릭 등이 맞춤형 추천으로 이어지는 알고리즘은 오늘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인간의 경험을 공짜로 추출하고, 은밀하게 상품의 원재료로 이용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분석한 책이 번역 출간됐다.

쇼샤나 주보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쓴 '감시 자본주의 시대'(문학사상 펴냄)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디지털 시대의 디스토피아를 조망한다.

저자는 "감시 자본주의는 네트워크라는 형식이 태생적으로 도덕적인 내용물을 담고 있으리라는, 즉 '연결된' 존재는 본질적으로 친사회적이고 선천적으로 포용적이며 자연히 지식의 민주화를 향하는 성향을 지닌다는 환상을 벗겨낸다"고 설명한다.

이는 디지털 네트워크가 다른 사람들의 상업적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됐다는 것에서 비롯한다.

저자는 "감시 자본주의는 본질상 기생적이고, 자기 지시적(self-referential)이며 노동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모든 측면을 다 빨아먹고 산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이제 감시 자본주의는 미래행동시장이 처음에 온라인 광고에서 겨냥했던 대규모 인터넷 기업들의 경쟁 무대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경쟁 압력은 오프라인 세계로의 팽창을 견인했고, 온라인에서 검색, '좋아요' 클릭 기록을 가져가듯 근본적으로 똑같은 메커니즘이 공원에서 조깅하거나 아침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거나 주차할 자리를 찾는 행위에도 적용된다"며 "스마트한 가정용 기기든, 보험사가 '행동 심사'라고 부르는 것이든, 이제는 돈을 내고 그들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감시 자본주의 사회의 제품과 서비스는 가치 교환의 대상이 아니며 거래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건설적인 호혜 관계가 구축되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는 감시 자본주의를 가능케 하는 결정적 잉여의 원천이며 원재료 착출 사업의 대상일 뿐"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점점 더 피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한다.

아울러 감시 자본주의는 신종 권력을 낳는데, 저자는 이 새로운 권력에 '도구주의(instrumentarianism)'라는 이름을 붙인다. 도구주의 권력은 타인의 목적에 맞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렇게 인간의 행동을 모양 짓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도구주의 권력이 구현되는 '빅 아더'(Big Other)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설명한다. 이 개념은 개인의 모든 정보가 타인 혹은 정부로부터 감시를 받고 사생활의 침해를 당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감시 사회'라고 하면 흔히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Big Brother) 개념을 떠올릴 수 있지만, 저자가 제시한 '빅 아더'는 빅 브라더와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

저자가 '빅 아더'라고 이름 붙인 것은 '유비쿼터스 디지털 장치'로 감응과 연산 기능이 있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꼭두각시 인형으로 인간의 행동을 렌더링, 모니터링, 연산, 수정한다.

감시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도 위협한다고 지적한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는 감시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에 기여하고자 함이라고 강조한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는 이 번역본의 해설에서 "이 책은 감시 자본주의의 내적 동학과 디지털 자본의 은밀한 수탈 과정을 규명했다는 의미에서 21세기 '자본론'이다"라며 "디지털 자본의 행동 수탈에 포획된 인간 행위와 경제 구조, 그것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디지털 자본의 사이클을 적확히 밝혔다"고 평가한다.

김보영 옮김. 노동욱 감수. 888족. 3만2천원.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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