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윤석열은 말이 없는데..국민의힘 '옥신각신'

김미나 2021. 4. 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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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치 활동에 돌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를 두고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 엇갈린 시선이 연일 표출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퇴임한 윤 전 총장이 한 달 반가량 '신비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일단 지켜보겠다"며 유보하는 태도가 다수지만, "우리 아니면 누구에게 가겠느냐"며 국민의힘 입당을 확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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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난달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들머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사실상 정치 활동에 돌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를 두고 제1야당 국민의힘에서 엇갈린 시선이 연일 표출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퇴임한 윤 전 총장이 한 달 반가량 ‘신비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일단 지켜보겠다”며 유보하는 태도가 다수지만, “우리 아니면 누구에게 가겠느냐”며 국민의힘 입당을 확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무감각 있으면 밖에 있지 않을 것”-“실체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우리 당이 쇄신과 개혁을 거듭하고 우리 당 플랫폼에 들어왔을 때 본인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자발적으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이어 “(윤 전 총장이)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으면 갈 정당이 어디 있겠느냐”며 “(정치계에는) 독불장군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정당의 플랫폼에 들어와야 한다. 본인이 정무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면 제3지대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했다.

반면 또 다른 원내대표 후보인 김태흠 의원은 “언론에서 (나오는) 여론조사와 지표들을 보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아직 정치 선언도 하지 않았다. 지금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의 의사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이 ‘구애’를 하는 모양새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윤석열 대세론’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담스러워하며 ‘정치인 윤석열의 실체가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에 “정당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권 창출”이라며 “대선에서 이겨준다면 외부인이어도 상관없다. 윤 전 총장이 골목 구석구석까지 뛰려면 우리 당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을 높이 샀다.

“부인·장모 문제 해결하고 와야” 신중론도…이명박·박근혜 구속 전력도 부담

반면 “야당에 사람이 없는 게 문제다. 윤 전 총장 지지율 추세도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재선의원), “의원 한번 해보지 않은 윤 전 총장이 대선에서 이길 것이란 예측은 아직 위험성이 크다”(비영남권 초선 의원)는 지적도 있었다. 중진 그룹에서는 ‘윤석열 변수’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비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정당으로 들어오려고 한다면 스스로 부인이나 장모 등 네거티브 사안을 해결하고 와야 한다. 우리 당이 윤석열한테만 매달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리스크를 안고 섣불리 윤 전 총장을 포용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을 향한 온도 차를 두고 최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탄핵을 둘러싼 공방과 연결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한 사람이 윤 전 총장이다. 강성 보수 진영에서는 여전히 윤 전 총장이 주도한 ‘적폐 청산 수사’를 고리로 그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으며, 지난 20일 5선인 서병수 의원은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탄핵 원인을 윤 전 총장에게 돌리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입당이나 통합을 이뤄가는 과정은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며 “대선 때까지 두고두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미나 배지현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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