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명 탄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실종..참사 우려

[경향신문]

인도네시아 해군들이 지난 2012년 2월 6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수라바야에서 해군 잠수함 낭갈라함에 타고 있다. 53명을 태운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발리 인근 해역에서 훈련 도중 실종됐다. 수라바야｜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이 21일 발리섬 인근에서 훈련하던 도중 실종됐다. 실종된 잠수함에는 53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틀째 발견되지 않아 참사가 우려된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22일 독일산 재래식 잠수함 ‘낭갈라함’이 전날 발리섬 북쪽 바다에서 어뢰 훈련을 하던 중 실종됐다고 밝혔다고 자카르타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매체가 전했다. 낭갈라함의 정원은 34명이지만, 이번 훈련에 53명이 참여했다.

군 당국은 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았던 전날 새벽 4시30분쯤 낭갈라함이 해저 600~700m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낭갈라함은 최대 잠수 깊이가 200m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해역에서는 유출된 기름도 발견됐다.

실종된 낭갈라함은 1977년 독일에서 건조된 재래식 1400t급 잠수함이다. 1981년 인도네시아 해군이 사들였고, 대우조선해양이 2009~2012년 성능개량 작업을 해 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낭갈라함이 이미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선체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AFP통신은 “낭갈라함은 재래식 잠수함이라서 잠수할 수 있는 최대 깊이가 250m인데, 700m까지 내려갔으면 부서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잠수함 전문가는 “잠수함이 심해로 가라앉으면 선체가 찌그러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심해 700m에서 동력을 잃은 잠수함을 물 밖으로 끌어 올릴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실종 지역에 군함 두 척과 인력 400여명을 투입했다. 호주와 싱가포르 등 주변국에도 수색을 요청했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이날 인도네시아의 요청을 받아들여 1500㎞ 떨어진 발리 해역에 잠수함 구조선을 급파했다고 밝혔다. 호주 외무부도 “할 수 있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