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꽂힌 오세훈(feat.집값설움)
2기 키워드는 '청년서울'..1인가구 종합대책도 마련
"오늘 저는 ‘청년정신’으로 서울의 신발 끈을 다시 묶습니다. 지치지 않고, 넘어지지 않도록 서울의 재도약을 향한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년 만에 재취임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변화도 컸다. 당시 46세였던 오시장은 61세의 중장년층이 돼 돌아왔다. 취임식 장소는 화상스튜디오로 바뀌고 과거 오 시장 재임시절 짓기 시작한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는 완공된지 7년이 넘었다. 서울시를 둘러싼 환경도, 시민들이 원하는 시정도 바뀌었다.
오 시장의 감회도 남다른 듯 했다. 오 시장은 22일 DDP에 마련한 화상스튜디오에서 온라인 취임식을 열고 "10여년 전 만든 브랜드 '디자인 서울'의 중심 앵커시설로 지금은 세계적 명소가 된 DDP에 다시 와서 취임식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15년 전엔 세종문화회관에서 취임식을 했는데 당시 각계각층 단체 대표, 시민 대표 등이 왔지만 선정된 사람만 와서 아쉬웠다"며 "천만 시민이 함께하는 자리였으면 했다"고 온라인 취임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DDP는 과거 오세훈 시장이 추진한 '디자인 서울'의 대표작으로 디자인·패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거점이자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오 시장 1기 시절 핵심 키워드가 서울을 세계적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디자인 서울'이었다면 2기는 코로나19, 집값 폭등 등의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청년서울'로 방향을 잡았다. 청년들이 행복한 서울, 그리고 청년정신으로 서울의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그는 "일자리가 줄어 10%를 상회하는 청년 실업률에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이 6억원을 넘는 서울에서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기 더 힘들어졌다"며 "청년이 꿈을 잃은 사회에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생을 바탕으로 2030 청년세대가 희망을 가지는 '청년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정한 기회로 정당한 보답을 받을 수 있는 서울, 청년들이 인생을 설계하며 기회와 일자리를 얻는 서울,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하며 행복한 문화생활이 가능한 서울의 모습 등을 구상했다.
1인 가구를 위한 종합 대책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서울의 거주 인구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가구 수는 매년 0.6%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1인 가구의 비율은 지난해 33.9%를 넘어서며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가동중인 1인 가구 특별대책 추진TF에서 부서별로 각각 추진하던 정책들을 한데 모아 문화·경제적 지원까지 전분야에 걸친 종합적·입체적 대책을 마련중"이라며 "가구의 세대별 특징을 분석해 2030 청년층, 50대 이상 중장년층, 여성 1인 가구에 맞는 맞춤형 대책도 실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인 비전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의 경제성장률은 -1.3%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고용률은 59.3%로 5년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면서도 "명확한 비전이 있다면 서울은 재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달 초 '서울비전2030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총 5개 분과(글로벌경쟁력, 안심과 안전, 균형발전, 생활인프라, 공정과 상생)로 나눠 서울의 실현 가능한 의제와 대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민의 관심이 집중된 주택 시장에 대해선 '신속하지만 신중한 주택정책'을 재차 강조했다. ▷관련기사: '주택공급+집값안정' 두 마리 토끼 잡는다는 오세훈(4월22일)
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서울의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주택의 신속한 공급과 부동산 가격의 안정,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서울시장으로서 제1 지상과제로는 코로나19 방역체계 유지를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종식시키고 위급한 현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이 서울시장으로서의 제1 지상과제"라며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유지해 나가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 일률적 방식의 방역수칙에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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