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도쿄행' 진종오, "총 대신 마이크 잡을 뻔"

박린 2021. 4. 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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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설 제의, 기어코 올림픽행
선발전 7위→2위, 역전의 명사수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권총 황제 진종오. [중앙포토]


“작년에 올림픽 해설위원을 제의 받았거든요. 총 대신 마이크 잡을 뻔했네요.”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극적으로 딴 ‘권총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날 창원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21 사격 국가대표 남자 10m 공기권총 대표 선발 5차전에서 585점(만점 600점)을 쐈다. 선발전 1~5차전 총점 2위(2898점)로 두 명에게 주어지는 태극마크를 달았다.

진종오는 20일 4차전까지 7위에 그쳤다. 2위 한승우(창원시청)에 9점이나 뒤졌다. 뒤집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5차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한승우와 총점이 같았는데, 국제대회에서 올림픽 쿼터를 획득한 선수 우선 원칙에 따라 진종오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8년 창원세계선수권에서 쿼터를 딴 게 진종오였다. 1위는 김모세(상무·2908점)가 차지했다.

진종오는 ‘역전의 명사수’다. 2016 리우올림픽 50m 권총에서도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결선 20발 중 9번째에 6.6점에 그쳐 패색이 짙었지만, 마지막 10발 중 8발을 10점대에 맞춰 금메달을 땄다. 2018년 창원 세계선수권 10m 공기권총에서도 6.2점 차를 뒤집고 금메달을 땄다. 이날도 진종오는 1시리즈에서 95점에 그쳤지만, 이후 99, 97, 100, 97, 97점을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에 10점을 쐈다.

진종오는 “시작은 안 좋았다. 세계신기록을 쏘지 않는 한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냥 놓기는 싫었다.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쏘자’고 마음을 비웠다. (기록이 나오는) 메인 전광판은 보지 않았다. 다 끝나고 나올 때 박수를 받고서야 올림픽에 나간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권총 황제 진종오. [중앙포토]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부터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다. 올림픽 금메달만 4개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등 연속 남자 50m 권총을 3회 제패했다. 2012년에는 10m 공기권총 금메달도 땄다. 도쿄 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50m 권총 종목이 폐지됐지만, 10m 공기권총 혼성까지 두 종목에 나설 예정이다.

리우 때 선수단 주장을 맡았던 진종오는 “또 주장 맡는 거 아닌가”라며 웃은 뒤 “올림픽 개최가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 다들 축하하면서도 건강을 걱정했다.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표를 묻자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 모두가 안전한 올림픽이 목표다. 도쿄가 끝이 아니라 (2024년) 파리까지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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