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공기관 이전,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손해"

이병희 2021. 4. 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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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관련 난상토론회' 개최
"표 생각했으면 안 하는게 맞다"며 대선용 주장 반박
[수원=뉴시스]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관련 난상토론회'. (사진=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북·동부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치적 이득을 따지면 오히려 더 손해 보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지사는 22일 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관련 난상토론회'에서 "표 생각했으면 안 하는 게 맞다. 남부는 1000만이고, 북부는 300만인데 과거처럼 인구 적으니까 그냥 둘 수 있던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우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 이강혁 경기도공공기관이전반대범도민연합 위원장, 이오수 전 광교입주자대표협의회 위원장, 양철민(민주당·수원8) 도의원 등 이전 반대측과 김용춘 경기도공공기관유치양주시범시민추진위원장, 임진홍 도시플랫폼 정책공감 대표, 김미리(민주당·남양주1) 도의원 등 찬성 측이 팽팽히 맞섰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공공기관 이전 반대 측 참석자들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새 도지사가 취임한 뒤 공공기관 이전 결정을 뒤집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반대 측의 질문에 "내년에 새로운 지사가 올지, 제가 계속 있을지 저도 모른다. 정치는 워낙 변화무쌍해서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 이전은 아주 오래전부터 공언, 시행하던 일이다. 확대한 것이지 대선 1년 남기고 3차 이전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양철민 의원은 공공기관 이전 발표 이전에 토론회, 공청회 등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없었다며 절차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충분한 협의, 검토가 필요했다는 지적 이해한다"면서도 "(공공기관 이전) 필요성에 대해서는 검증이나 연구가 없어도 분명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과정에서 절대 안 되는 상황이 생기면 공공기관 이전 결정을 바꿀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못박았다.

[수원=뉴시스]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관련 난상토론회'. (사진=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공기관 직원들의 북·동부 이주 관련해 직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종우 노조위원장은 "'출퇴근 지원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주를 목적으로 한다'는 지사의 말을 듣고 직원들은 충격 받았다.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 지사는 "해당 기관 직원 입장에서 이사도 가야하고, 장거리 출퇴근 해야 하니까 좋을 리 없다. 하지만 강제이주 하라고 한 적 없다. 선택을 강요당하는 입장에서 피해를 볼 수는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직원들은 '준 공무원'이라 민간기업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기본권 침해라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 섭섭한 부분 이해하지만, 저도 나름 법률가인데 기본권까지 침해하면서 그렇게 할 일 없다"라고도 했다.

또 무기계약직 노동자 관련해서는 "제가 취임한 뒤 단기계약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무기계약 혜택도, 공공기관 이전도 정책 결정 결과다. 본인의 유불리 따져 취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공공기관이 이전하더라도 해당 건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소노동자 등 건물 관리 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구체적인 부분은 실무부서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지역 관련 참석자들은 이 지사의 발언에 힘을 실으며 공공기관 북부 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진홍 대표는 "공공기관 이전은 남북부 대립이 아니라 상생하는 구조의 정책이다. 상생하고 도와주는 방향으로 진행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도의회 북부의원협의회 회장 김미리 의원은 '대선용 정책'이라는 지적에 대해 "남부지역에서 표가 깎이는데 북부에서 표를 왕창 받을 수 없다. 또 이전 기관은 7개지만 17개 시·군이 경쟁해 이전 유치를 못 하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반감이 나올 수 있다"며 이 지사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어 "북부지역이 남부 희생을 바라지 않고 스스로 발전하도록 도와달라"며 "터전을 옮겨야 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대의적으로 생각해 북부도 잘 살게 해달라"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끝으로 "기관이 옮겨가더라도 상당부분은 유지돼 해당 지역 주민들이 행정상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며 "더 나은 방안 찾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 이전에 반대하는 공공기관 노조와 수원지역 주민들은 지난 9일 수원지법에 '제3차 경기도공공기관 이전 계획' 무효 소송과 함께 공공기관 이전 절차를 본안 재판 선고 시까지 멈춰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은 다음 달 3일에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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