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력유통도 맡는다"..'가상발전소'로 눈 돌리는 태양광업계

김정유 2021. 4. 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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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태양광 업계가 '분산형 전원'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효율적인 전력 유통이 가능한 '가상발전소'(VPP·Virtual Power Plant)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VPP는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각 가정이 하나의 초소형 발전소가 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된 전력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 및 관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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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너지솔루션, 하반기 美서 소규모 VPP 사업 추진
기존 모듈 판매망 기반으로 시도, 내년 본격화할 듯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VPP 수요도 확대
한화솔루션은 일찍이 진출, VPP 사업에 드라이브
한화큐셀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는 태양광 셀. (사진=한화큐셀)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태양광 업계가 ‘분산형 전원’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효율적인 전력 유통이 가능한 ‘가상발전소’(VPP·Virtual Power Plant)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과거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셀(태양전지)이나 모듈 등 제조에만 몰두했다면 이제는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한 종합 에너지 공급 사업자로서 진화를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태양광 업체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은 올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소규모 VPP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태양광 셀과 모듈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전력 유통이 가능한 VPP 사업을 기반이 마련된 미국, 호주 등에서 우선적으로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기존 해외 태양광 모듈 판매망을 활용해 VPP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등 해외 많은 국가들이 전력 유통사업이 민영화돼 있는만큼 전력유통사업도 중요한 아이템”이라며 “우선 올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노하우를 배우면서 고객들을 확보하고 내년엔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VPP는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각 가정이 하나의 초소형 발전소가 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된 전력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 및 관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분산된 발전 설비와 전력 수요를 IT 기반의 소프트웨어(SW)로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관리하는 일종의 가상 발전소다. 개인들이 전력을 사고 팔 수 있는만큼 현대에너지솔루션 같은 에너지 업체들은 앞으로 이를 중개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뿐만 아니라 국내 태양광 1위 업체인 한화솔루션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한화솔루션은 2019년부터 VPP 사업을 위해 독일, 일본에서 에너지 판매 고객 기반을 구축해오고 있고, 지난해엔 독일에서 실제 10만 고객을 모집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엔 미국 에너지관리 SW업체인 젤리를 인수하며 전력 관련 SW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다.

김희철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 사장은 지난 2월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독일,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에서 모듈과 플랜트 사업을 기반으로 한 장기전력 판매, VPP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회사의 핵심사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분산형 전원을 기반으로 한 전력 공급, 판매, 유통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P&S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VPP 시장은 오는 2023년 약 11억8700만 달러(한화 약 1조32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 전체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대폭 확장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산재돼 있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발전설비들과 전력을 통합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 한화솔루션 등과 같은 태양광 업체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태양광 업체들이 셀과 모듈 제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판을 확대해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10년 동안 태양광 소재 가격들이 대폭 하락하면서 더 이상 셀과 모듈 판매로만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바람으로 전력시장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만큼 태양광 업체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ㄷ.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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