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 시의회, 연일 오세훈 성토..'박원순 서울葬 강행' 간부 좌천에 불만

한기호 2021. 4. 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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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소속 운영위원장 "간부 공무원 인사 독단 발표, 의회 무력화에 공무원 줄세우기"
"(朴 성추행) 피해자 사과만큼 의회민주주의 훼손 불통에 사과하라"
전날부터 시의회 이례적 유감표명.."회기 중 실·본부·국장 교체, 시민 권익 침해"
지난 4월19일 서울시의회 제300회기 기념행사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총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가 22일 이틀째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 소속)에게 이례적인 '유감 표명'으로 압박에 나섰다. 서울시와 시의회가 지난 19일 '지방자치 구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으로 연출한 협력 무드가 이틀 만에 깨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오 시장이 지난 19일 2급 간부 공무원 3명 인사를 통해 고(故)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서울특별시 기관장(葬)을 총괄한 김태균 시 행정국장을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29일자 전보 발령낸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20일)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 여직원에게 '공개 사과'하면서 시의 대응 부족·2차 가해를 지적하고 "사건 당시 인사 문제, 장례식 문제 등과 관련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인사'의 인사명령 조치도 단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소속 김정태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영등포2)은 이날 입장문을 내 "시의회는 준비없이 서울시정을 책임지게 된 오 시장을 배려해 시정질문을 전격적으로 취소하고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관련 행정사무조사를 보류하는 등 통 큰 결단을 내리고 전면적인 협조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오 시장은 제300회 임시회 개회식 당일(19일) 각 상임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둔 시점에 10여일 후에 있을 주요 현안부서 부서장에 대한 인사를 서둘러 발표해 상임위를 무력화하는 조치로 답해왔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인사발령 2~3일 전에 관련 내용을 발표해왔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상임위 업무보고는 서울시 주요 정책의 추진방향과 진행경과를 확인하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함께 논의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며 시민과의 약속"이라며 "오 시장이 이를 알면서도 업무보고를 해야 할 간부 공무원에 대한 인사를 독단적으로 발표한 것은 서울시의회 무력화 시도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오 시장이 문책성 인사를 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결정한 것은 특정 개인의 결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직업 공무원인 개인에게 모두 책임 지우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며 "서울시 공무원 전체에 대한 오세훈 표 줄세우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지 10여일 지난 오세훈 시장의 독선적인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무상급식에 반대해 서울시장직을 스스로 박차고 나갔던 2011년 8월 그 날이 떠오른 것이 기우가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만큼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서울시의회의 전폭적인 협력에 불통으로 답한 독단에 대해서 성찰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앞서 전날인 21일에도 시의회는 "1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제300회 임시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회기 중에 시의회와 소통 없이 인사발령을 한 것은 서로 소통과 화합을 지향하기로 한 약속을 무위로 돌리는 행위"라고 오 시장을 성토했다. 시정 질문을 6월 정례회로 미루기로 결정한 것,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민주당·동대문3)과 오 시장이 의장단·집행부 현안간담회 등 수차례 만나 상호 협력·소통의 관계를 쌓아가기로 한 것 등을 오 시장 배려 사례로 들면서다.

오 시장을 향해 시의회는 최선 대변인(민주당·강북3)을 통해 "현안에 대한 조례 심의·의결이 진행되며 집행부와 수차례 안건을 논의해야 하는 임시회 회기 중 굳이 주요 실·본부·국장을 바꾸는 건 의정활동에 큰 불편을 초래함과 동시에 시민 권익까지 침해할 수 있다"며 "6월에 정기인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의 이 같은 결정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기영 대변인(민주당·비례)도 "이번 인사가 소폭인 데다 발령일자 기준으로 5일 후면 임시회가 폐회돼야 한다"며 "그럼에도 집행부가 회기 중에 급하게 인사발령을 하는 것은 1000만 서울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도외시한 결과"라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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