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쌤' 있어 괜찮다더니..내부회의 때 '줌' 쓰는 서울교육청

장지훈 기자 2021. 4. 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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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 활용법 교육받은 적 없어 사용 못해..익숙한 줌으로"
외산 프로그램 의존할 필요 없다더니..'내로남불' 지적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20년 11월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에서 열린 '뉴쌤'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 제공) 2020.11.26/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이 오는 8월부터 교육용 서비스도 유료로 전환되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 줌 이용료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서울시교육청이 정작 내부 회의나 연수 등에 자체 개발 플랫폼인 '뉴쌤'이 아닌 줌을 활용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온라인클래스 등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 줌 이용료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외산 프로그램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던 서울시교육청이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은 전날(21일) 초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평화로운 학급 운영을 위한 대화법' 직무 연수를 실시했다. 오는 27일까지 10시간에 걸쳐 이어지는 연수는 모두 줌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이 지난 8일부터 진행한 6건의 '2021학년도 4월 초등학교 교사 대상 직무연수'도 모두 줌에서 이뤄졌다. 오는 5월로 예정된 5건의 초등학교 교사 대상 연수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공공 LMS 활용법 교육도 포함됐지만 정작 연수는 줌에서 진행됐다.

서울시교육청과 산하기관, 11개 교육지원청 등에서 이뤄지는 워크숍, 회의, 연수 등 비대면 행사가 대부분 줌을 통해 이뤄지는 실정이다. 신규공무원 공직적응과정 교육 훈련, 2021 기초학력지원단 출범 기념 운영 방안 회의 등을 비롯해 줌을 쓰지 않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원활한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형 공공 LMS'인 뉴쌤을 구축해 지난해 12월8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클래스와 마찬가지로 콘텐츠활용형수업과 쌍방향수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자체 화상회의 기능이 탑재돼 있어 원격수업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육이나 교원 연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다만 뉴쌤을 활용해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학교는 시내 14곳에 불과하다. 1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앞으로 40억~50억원이 추가로 들 것을 고려하면 실적이 저조하다.

특히 뉴쌤을 구축해 학교 현장에 보급한 서울시교육청과 산하기관조차 뉴쌤을 외면하고 줌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유진 당곡중학교 교사는 "학교 예산으로 줌을 구입할 수 있지만 교육청 차원의 지원은 없다"며 "교사들에게는 다른 무료 플랫폼을 이용할 것을 권장하면서 자신들은 줌을 유료 결제해 활용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쌤을 사용하는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노모 교사는 "솔선수범해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도 모자랄 판에 씁쓸하기만 하다"며 "지난 2월 학교별로 1명씩 뉴쌤 연수를 해준 것 외에는 추가 교육도 없었다. 활용을 늘릴 의지 자체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쌤 개발을 담당한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은 뉴쌤을 활용해 워크숍과 회의 등을 진행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관계자는 "교사나 교육전문직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며 "본청에서도 뉴쌤을 적극적으로 쓰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다르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에서 교육 훈련계획 수립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아직 뉴쌤 활용법을 교육받은 적이 없어서 쓰지 못하고 있다"며 "익숙한 줌을 이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청과 산하기관 등에서 뉴쌤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리가 만든 플랫폼을 우리부터 많이 활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교사나 교육청 직원들이 줌을 익숙하게 생각해 주로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뉴쌤 활용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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