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보다 싼 항공권..수요 회복에도 울상인 항공사들

박창민 기자 2021. 4. 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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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내몰렸던 항공업계가 국내 여행 수요 회복세를 마주하고도 여전히 '울상'이다.

하지만 '박리다매' 전략으로는 악화된 실적 개선 회복이 어려운 데다, 항공사들의 최저가 경쟁이 4차 대유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따가운 목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면허를 유지하려면 운항 실적이 필요한데, 국내선 운항마저 없다면 이를 유지할 방안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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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공세로 버티는 항공사들..'출혈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

(시사저널=박창민 기자)

2일 광주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벼랑 끝에 내몰렸던 항공업계가 국내 여행 수요 회복세를 마주하고도 여전히 '울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커피 값보다 저렴한 초저가 항공권을 앞다퉈 내놓는 출혈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항공업계의 고민도 커지는 상황이다.

2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 1~18일까지 전국 14개 지역공항 국내선을 이용한 항공여객은 356만 명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이 줄어들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2만 명 대비 193%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이용객 325만 명과 비교해도 9%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국제선 운항에 제동이 걸리자 국내선 중심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선 여객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항공업계

그럼에도 항공사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초특가 프로모션으로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확대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 개선까지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항공업계는 일단 저가 항공권 판매에 열을 올리며 최소 운영비 마련과 면허 유지를 위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오는 6월1일~8월31일까지 탑승 가능한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운임총액 기준 9900원부터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티웨이항공은 4월 특가 프로모션으로 국내 8개 노선의 항공권을 편도 총액 1만원부터 판매했다. 진에어는 지난달 제주행 왕복 기준 국내선 1만원대의 항공권을 판매했다. 에어부산도 지난달 말 국내선 제주행 왕복 항공권을 최저 8200원부터 판매했다. 최근엔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도 특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시작한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통해 김포~제주 편도 노선을 2만5200원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억눌려있던 여행 수요가 저가 정책과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하지만 '박리다매' 전략으로는 악화된 실적 개선 회복이 어려운 데다, 항공사들의 최저가 경쟁이 4차 대유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따가운 목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18일 오전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시민들이 탑승수속을 위해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최저가 항공권 팔수록 손해지만…고육지책

항공업계에서는 최저가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1만원 이하의 국내선 항공료로는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지만, 시장 점유율 유지와 현금 확보 측면에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임대료나 정비료, 보험료 등 고정 비용이 지속적으로 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운항을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국내선에 사활을 걸게 만드는 요소다. 항공사에 고용된 조종사들의 자격 유지를 위해서라도 운항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면허를 유지하려면 운항 실적이 필요한데, 국내선 운항마저 없다면 이를 유지할 방안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다양한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음 달부터는 지방공항에서 무착륙 국제관광 비행이 가능해지는 등 위기 타개 방안이 하나 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 권역) 시행 시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래블 버블이란 여행객들에게 의무격리를 면제해 도착 즉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당장은 시행이 어렵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올라가고 제한적으로라도 시행이 되면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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