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흉기난동 40대, 5시간 만에 풀려나 논란.. 주민 "지옥 같은 하루"

한윤종 2021. 4. 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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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양손에 흉기를 들고 소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된 40대 남성 A씨가 5시간 만에 석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지난 20일 오전 6시40분쯤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복도에서 흉기를 들고 바로 윗집에 찾아가 현관문 앞에서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어떤 여자를 찾고 있다"라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체포된 A씨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약 5시간 만인 이날 오후 1시 풀려나 귀가했다.

아파트 주민 이라고 밝힌 B씨는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 A씨가 풀려났다고 알리며 가족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B씨의 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6시쯤 B씨의 아내 C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바로 아래층에서 한 남자가 탑승했다. 이 남자가 바로 A씨였다. C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 뚫어져라 쳐다봤다고 했다.

이틀 뒤인 19일 오후 1시쯤 B씨 부부의 집 현관벨이 울렸다. 마침 재택근무 중이던 B씨는 내부 카메라로 현관문을 확인했더니 A씨가 서 있었다.

A씨가 계속 벨을 누르자 B씨가 문을 열고 "왜 그러시냐"고 물었고,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는 "강씨 성을 가진 여자를 찾는다"고 했다.

B씨가 "그런 사람은 여기에 살지 않는다. 잘못 찾아왔다"고 했더니, A씨는 "나는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다. 그 여자를 꼭 찾아야 한다"면서 B씨의 집 현관문 앞을 한참동안 서성였다.

그리고 이날 오전 6시40분쯤 갑자기 A씨가 찾아와 B씨 집 현관문을 발로 차고 벨을 누르면서 흉기를 문 앞에서 휘두르며 위협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조사 5시간여 만인 같은날 오후 1시쯤 풀려났다.

B씨는 "문제는 지금부터다. 오늘 오후 1시에 이 남자가 석방됐다고 한다. 흉기를 휘두르고 문을 발로 차며 살해 협박을 하던 사람이, 잠시 보기에도 상당히 정신이상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 바로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 석방됐다고 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진짜로 살인사건이 나기 전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법이라고 한다. 정신이상, 심신미약, 뭐 이런 걸로 조서만 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너무 두렵고 정신이 없어서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믿었던 경찰에서 더 이상 잡고 있을 수 없다고 내보냈다고 하니 정말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와 아내, 딸아이가 제발 살 수 있는 방법을 좀 알려달라. 오늘 밤에 그 남자가 다시 찾아 올 거라는 확신이 든다"고 했다.

그는 "경찰에 신변보호요청을 했지만 약 1~2주의 심사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장 오늘부터 신변보호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했으며, 정신적 문제가 있어 A씨의 가족과 협의를 거쳐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면서 "정신병원 치료와 별개로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양주경찰서는 이날 A씨를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가족과 협의를 거쳐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신병원 입원 치료와는 별개로, 경찰은 A씨의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또 B씨에게는 신변 보호 장치인 '스마트 워치'를 지급했으며, A씨 주거지 주변을 상시 순찰하는 등 긴급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B씨는 지난 2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제는 지옥 같은 하루, 10년 같은 하루를 보냈다"면서도 "현재는 경찰 분들이 집 현관 입구와 아파트 등에서 계속 순찰을 하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는 정신병원 입원을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21일 입원 예정"이라며 "다만 여기서 얼마나 잡아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몇달 입원이 될 수도 있고 다음날 약 처방만 받고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퇴원하게 되면 연락을 준다고는 하는데 그럼 저는 어떻게 하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몇 달 정도의 안전이 보장된 시간을 주면 이 아파트를 꼭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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