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에도 EMA는 AZ·얀센 백신 접종 권고..왜?

이승구 2021. 4. 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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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맞은 일부 환자들에게서 혈전 발생 등 부작용 사례가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유럽 보건당국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사실상 접종 권고 방침을 내렸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일(현지시간) 얀센의 코로나19 백신과 혈전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사실상 접종 권고 방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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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이익이 위험 능가..접종 늦추면 '코로나 유행' 상황 심각"
전문가들 "혈전 등 일부 부작용으로 백신 사용 중단은 과민 반응"
"잇단 논란과 섣부른 접종 중단 사태, 대중의 불신 부채질 우려"
항공 승무원 우선 접종 19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한 항공 승무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국제선·화물기 운항 승무원 2만여명이 이날부터 코로나19 우선 접종 대상으로 분류돼 백신 접종을 받는다. 항공사들은 이들이 백신 접종 후 2~3일간은 비행에 나서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하상윤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맞은 일부 환자들에게서 혈전 발생 등 부작용 사례가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유럽 보건당국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사실상 접종 권고 방침을 내렸다.

유럽 보건당국 등은 “백신의 이익이 위험을 능가한다(The benefits of the vaccine outweigh the risks).”는 이유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도 역시 일부 부작용 등으로 백신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과민 반응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일(현지시간) 얀센의 코로나19 백신과 혈전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사실상 접종 권고 방침을 내렸다.

이는 지난 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접종자 약 700만 명 중 18~48세 여성 6명에게서 희귀 뇌정맥 혈전증이 발생했다며 접종 중단을 권고한 뒤 나온 처음으로 나온 권위 있는 규제당국의 판단이다.

이는 앞서 혈전 논란이 불거진 AZ 백신에 대한 판단과도 같다. EMA는 물론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익이 위험을 능가한다며 계속 접종을 권고했다.

미국 최고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지금의 (미국내) 접종 중단 사태가 23일을 넘어서까지 지속될 것 같진 않다”며 경고 라벨을 부착한 뒤 접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여러 전문가들은 대체로 ‘사용 중단은 과민 반응’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아시쉬 자 미국 로드아일랜드 브라운보건대 학과장은 “전반적으로 우리가 백신과 이 매우 희귀한 부작용에 대응하는 방식(접종 중단)은 장기적으론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팬데믹만 더 장기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뉴시스
 
영국 의약품규제청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고 사망할 확률은 100만 분의 1로, ‘미국에서 번개에 맞아 죽을 확률’(50만 분의 1, CDC)보다 낮다.

영국에서는 79건의 혈전이 발생했고, 그중 사망에 이른 경우는 19건에 그쳤다. 반면 영국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12만7000명이 넘는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혈전이 코로나19 감염 이후 올 수 있는 합병증으로, 코로나로 인한 뇌혈전의 위험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위험보다 10배 더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웬 섀퍼 싱가포르국립대 생물의학윤리센터 조교수는 “(접종 중단 관련 이익과 위험) 계산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홍콩이나 호주처럼 코로나19가 잘 통제되고 있는 나라의 경우 백신 배포를 일시 중단하더라도 역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중단되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은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들은 선진국이 백신 공급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백신 한 병이 아쉬운 처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혈전 등 부작용에 따른 잇단 논란과 섣부른 접종 중단 사태가 백신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아시쉬 자 브라운보건대 학과장은 “당국이 ‘결국은 백신과 치료제 등으로 인해 늘 일어나는 아주 드문 이벤트’에 과잉 대응하면서 백신 저항감만 높이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이미 전 세계에서 300만 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부작용에 너무 집중하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오웬 섀퍼 교수는 여론의 반응에 보건정책을 맞추려 하지 말고,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투명하고 정확한 의사소통과 부작용 최소화 노력 속에서 백신 접종을 이어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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