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접속' 같은 영화 되길"..강하늘이 말한 '비와당신의이야기'(ft.미담자판기)

이승미 2021. 4. 2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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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는 배우 강하늘(32)의 모습이 오롯이 담겼다.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천우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하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감성 로맨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조진모 감독, 아지트필름 제작). 극중 영호 역을 맡은 강하늘이 22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재심' '청년경찰' '기억의 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등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장르를 불문한 탄탄한 필모그래피로 구축하며 사랑 받고 있는 강하늘. 그런 그가 군 제대 후 첫 스크린 복귀작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첫사랑에 설레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청춘의 모습을 그려내 공감을 자아낸다.

극중 강하늘이 연기하는 영호는 꿈도 목표도 없이 삼수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국민학교 운동회에서 첫 눈에 반하게 된 첫 사랑 소연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는 그녀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루하기만 했던 영호의 일상은 소연의 답장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빛나게 되고 용기를 내 소연에게 비가 내리는 12월 31일 만나자는 약속을 전하게 된다.

그 어떤 캐릭터보다 배우 강하늘 본연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은 극중 영호. 강하늘은 "처음부터 영호라는 인물에 다가갈때 나 강하늘로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대본에 써있는 텍스트보다는 영화 속 영호의 모습이 저와 비슷하게 나왔던 것 같다. 영화 속 영호에 저의 모습이 많이 들어있다"고 입을 열었다.

극중 영호와 가장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묻자 "닮은 점이라면 공부를 못했다는 거다. 제가 영호처럼 삼수는 안했지만 연기를 안했다면 아마 삼수, 사수, 오수까지 했을 것 같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어 "닮은 점이라기 보다는 닮고 싶은 점이 있다. 영호가 가죽공방을 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일하며 나름의 감각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 자신만의 공방이라는 작업장을 차린다는 것 자체가 나름의 고집도 있어야 할 것 같고 나름의 철학도 있어야 할 것 같다. 고집있는 모습은 저와 닮은 것 같다"며 "다른 점은, 저는 연인 관계가 되기 전에, 다시 말해 '썸'을 탈 때 영호처럼 애매모호한 편은 아니다. 저는 확실한 편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각각의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아날로그 감성의 영화이니 만큼 강하늘은 영화를 촬영하며 본인의 20대 시절을 떠올이리도 했다고 전했다. "극중 영호가 천원 이천원이 소중한 모습이 영화 속에서 나오는데, 저도 그런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했다. 스무살 스물한살 무렵, 천원 한장 버스비 몇백원도 아까워 했다. 그때의 제 모습이 많이 떠오르더라."

많은 작품을 통해 20대 청춘의 얼굴을 대변해온 강하늘은 '청춘 영화'를 선호하는 이유를 묻자 "주변에서 청춘의 영화라고 말씀해주셔서 청춘과 관련된 영화라고 생각하는거지, 저는 아직 청춘의 정의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제가 청춘의 얼굴을 보여드리고자 어떤 작품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건 아니다. 저의 작품 선택의 기준은 단 하나다. 그 앉은 자리에서 거리낌없이 쭉 읽게 되면 바로 선택하게 된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런 작품들 중에 청춘에 대한 영화가 많았던 것 같다."

옴니버스 로맨스 영화 '좋아해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등의 작품에서 사랑에 서투르지만 순박한 캐릭터를 자주 보여준 그는 '캐릭터의 반복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은 없냐'을 질문하자 "제가 앞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전 작품과 이번 작품을 다르게 해야지라는 전략적인 생각은 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이다보니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저는 작품에 다가갈 때 감독님도 대본도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캐릭터일지언정 다르다는 생각을 하면서 접근하고 있다. 캐릭터의 반복에 대한 걱정보다는 이 작품에 충실하려고 한다. 한 작품에 충실한 것이 그런 걱정을 타파하는 정공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극중 함께 호흡을 맞춘 두 배우, 천우희와 강소라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극중 소연 역을 맡은 천우희와는 실제 만남이 아닌, 편지를 통해 감정의 교류를 표현해야 했던 강하늘은 "사실 저는 오히려 그런 영화의 표현법이 좋았다. 표현하는데 있어 한계치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제 머리 속에서 창의력이 더 많이 돌아가는 듯 했다. 연기하면서도 편하게 이것 저것 해볼 수 있었다. 고민이라면 우희 누나가 어떻게 연기할지 모르니까 우리의 (케미가) 잘 붙을까 싶었는데, 그 부분은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었다."

그리고는 천우희에 대해 "우희 누나 전작 중에서는 '한공주'도 너무 좋았고 '곡성'도 좋았고 당연히 '써니'도 너무 좋았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처럼 우희 누나가 화면에 나오면 그 화면이 굉장히 좋아진다. 제가 우희 누나의 팬이라서가 아니라 그분이 화면에 나오면 화면이 가진 힘이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무게감이 있고 무거운 사람일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귀엽고 사랑스럽더라"고 웃었다.

이번 영화에 특별출연으로 참여해 특별출연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준 강소라와는 tvN 드라마 '미생'(2014) 이후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강하늘. 그는 "소라랑은 '미생' 때 만나 친구가 됐다. 소라를 '미생'에서 처음 보고 정말 배울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연기를 대하는 태도, 책임감, 재능까지도 정말 배울게 많은 친구다. 소라가 군대갈 때도 인사해줬다"며 "'미생' 때와 서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서로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현장에서 조금 더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생긴 것 같다. '미생' 때는 저도 소라도 열심히해야 하고 잘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현장에서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의 시선에 갇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니 서로서로 편해진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홍보차 출연한 MBC '라디오스타'에서 군 입대 전 보다 향상된(?) 예능감을 뽐낸 강하늘. "군대에서 예능감을 연습한 것이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그는 쑥쓰러워하며 "예능감은 아직도 없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제작진분들이 잘 포장해주신 것 같다. 군대에서 작업하는 것 밖에 하지 않아서 예능감을 연습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언제까지 재미없고 언제까지 예능을 못할거냐 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예능에 나오는 저를 보시는 분들이 더 답답하실 것 같더라. 그래서 조금 이 악물고 말 한마디 더 하려고 한다. 예전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이는 건 기분탓이신 것 같다. 좋게 봐주신 덕인 것 같다"고 답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한결 같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미담의 아이콘', '미담 자판기'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런 타이틀로 인해 더욱 이미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 강하늘은 "저는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면서 살지 않았다. 단순히 저는 그냥 살아갈 뿐인데, 오히려 많은 분들이 미담을 장착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며 웃었다. "저는 그런 것에 대해 신경 쓰면서 살아가지 않는 사람이다보니까 부담스럽지도 않고 더욱 신경쓰이진 않았다. 오히려 더욱 나 답게 살려고 했다. 그런 타이틀이나 이미지에 짓눌려 있는 편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강하늘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최근 한국 영화와는 다른 결을 하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요즘 많은 영화들이 한 번에 모든 것을 담기 위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안에 확실한 기승전결과 확실한 설명들이 담긴 게 최근 영화의 느낌인 것 같다. 그런데 감독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번 영화는 '접속'이나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작품이 되었으면 했다"고 강조했다. "나중에도 돌려볼 수 있고, 한 번 봤을 때도 좋지만 다시 돌려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이길 바란다. 다시 봐도 다른 점들이 눈에 보이는 그런 틈이 있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한편,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메이킹 패밀리'(2016), '수상한 고객들'(2011)을 연출한 조진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하늘, 천우희, 강소라, 이설, 강영석 등이 출연한다. 오는 2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키다리이엔티·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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