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8월부터 비대면으로 대출 갈아탄다

금융결제원-은행권,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착수

‘클릭’만으로 타 금융사로 연결

영업점 방문 등 번거로움 해소

담보대출은 내년부터 가능할듯

직장인 A 씨는 핀테크(정보기술(IT)과 금융이 결합된 회사) 대출 조회 앱을 통해 현재 이용하는 대출상품보다 더 낮은 금리로 더 많은 한도를 제공하는 다른 은행 상품을 발견해 갈아타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기존 은행에선 직접 방문해 정확한 대출 잔액과 대출 상환을 위한 가상계좌를 요구해야 했고, 갈아탈 은행엔 기존 은행에서 받은 정보를 전달하고 기존 대출을 상환했다는 영수증을 내야 했다.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이처럼 대환대출을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이 사라진다. 비대면·원스톱으로 은행권 신용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는 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 상품으로 영업점 방문 없이 편리하게 갈아탈 수 있게 된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은행권과 협의를 마치고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에 착수했다. 대환대출은 새로운 대출을 받아 종전 대출금을 갚는 것을 말한다. 이 인프라는 계좌통합관리시스템(어카운트 인포)과 같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여러 금융기관 간 대출상품 이동을 중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인프라가 구축되면 은행권 신용대출에 한해 8월 비대면 대환대출이 가능해진다. 10월엔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대출비교 핀테크 및 저축은행이 인프라에 연계되고, 11월엔 나머지 제2금융권이 합세한다.

금융소비자가 대출비교 핀테크에서 더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최적의 대출 상품을 비교해 선택하면, 곧바로 갈아탈 금융사의 앱으로 연결돼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구조다. 금융소비자는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을 갈아타 아낄 수 있는 이자 수준을 비교해 ‘클릭’만 하면 되는 셈이다.

담보대출은 내년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결제원은 기존 대출의 담보 등기를 해지하고, 신규 대출에 담보를 설정하는 절차를 온라인에서 처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 고객이 은행 지점을 가지 않고 담보대출을 갈아타려면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과 인감 증명서를 법무 대리인 등에게 전달해야 한다. 인감 증명서는 온라인 발급이 불가능하며 주민센터를 찾아야 해 비대면 대출이 어려운 구조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비대면 대환대출 상품을 내놓은 케이뱅크의 경우 위임 절차를 모바일로 구현한 ‘전자상환위임장’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이 전자서명만 하면 모든 절차를 끝낼 수 있도록 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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