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앱 사용 55% 급증..사기피해도 속출

이승주 기자 2021. 4. 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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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가까이 아침저녁으로 연락하면서 사진도 보내주고 일상을 공유했습니다. 사기인지 전혀 몰랐죠."

소셜 데이팅 앱을 이용한 사기 피해자인 30대 직장인 B 씨는 "상대가 괄목상대한 투자 실적을 비롯해 비싼 외제 차와 좋은 집 등을 공유하고 그럴듯하게 작동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알려주니 사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며 "가해자를 붙잡거나 피해액을 보상받을 길도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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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젊은층에 열풍

국내서 작년 이용액 830억원

전세계선 3조3500억에 달해

암호화폐 투자권유 등 악용도

“한 달 가까이 아침저녁으로 연락하면서 사진도 보내주고 일상을 공유했습니다. 사기인지 전혀 몰랐죠.”

A 씨는 소셜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사람으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았다. 자신의 삼촌이 비상장 코인 내부 관계자라고 안심시켰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소액을 투자했다. 그는 “수익률도 좋고 출금도 잘되고 하니까 거기에 넘어가 큰돈을 입금한 게 화근이 됐다”며 “돈도 돈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이용당한 것이 더 상처가 된다”고 후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 데이팅 앱 사용이 크게 늘었지만, 덩달아 이를 악용한 신종 사기가 급증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들어서는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활용한 사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2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데이팅 앱에 쓰인 돈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30억 달러(약 3조35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 소비자는 약 830억 원을 소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에서는 ‘위피’가 데이팅 앱 지출 기준 1위를, 글로벌 시장에서는 ‘틴더’가 1위를 각각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앱 상위권에는 위피와 틴더 외에도 ‘글램’ ‘심쿵’ ‘스카이피플’ ‘탄탄’ 등 소셜 데이팅 앱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분석 서비스 앱에이프는 지난해 12월 기준 소셜 데이팅 앱 사용자 수가 2019년 12월보다 55.3%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소셜 데이팅 앱 이용이 늘면서 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보통 예쁘거나 잘생긴 사진을 등록한 계정을 만든 뒤 소셜 데이팅 앱이 아닌 다른 SNS로 대화를 요구한다. 이후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다가, 좋은 정보가 있고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투자를 유도해 사기행각을 벌인다.

특히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외국인 계정을 활용하는 사기꾼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악용하고 있다. 가짜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어 상장 준비 중인 암호화폐에 투자하라고 권유하거나, 외국과 국내 거래소 간 암호화폐 시세 차이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유인한다.

소셜 데이팅 앱을 이용한 사기 피해자인 30대 직장인 B 씨는 “상대가 괄목상대한 투자 실적을 비롯해 비싼 외제 차와 좋은 집 등을 공유하고 그럴듯하게 작동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알려주니 사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며 “가해자를 붙잡거나 피해액을 보상받을 길도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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