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잃고 돌봄 떠안고..초등 워킹맘, 코로나에 '겹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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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위기가 여성에게,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 여성에게 더 큰 타격을 줬다는 국책연구원의 보고서가 나왔다.
여성 노동자 비중이 높은 대면서비스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데다가, 보육시설과 학교 폐쇄로 돌봄 부담이 가정 내 여성에게 주로 집중되면서 이중으로 곤란함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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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취업자 38%, 최대 피해업종 대면서비스업 종사
보육시설·학교 문 닫으며 '돌봄 압박' 3040 여성에 집중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위기가 여성에게,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 여성에게 더 큰 타격을 줬다는 국책연구원의 보고서가 나왔다. 여성 노동자 비중이 높은 대면서비스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데다가, 보육시설과 학교 폐쇄로 돌봄 부담이 가정 내 여성에게 주로 집중되면서 이중으로 곤란함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발표한 ‘코로나19 고용충격의 성별격차와 시사점’ 보고서는 “코로나19 위기에서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종사자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노동수요가 감소했으며, 자녀돌봄 부담 가중 등으로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이 제한되면서 과거 위기와 달리 고용 충격은 남성보다 여성에 집중되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 초반이었던 지난해 3월에 핵심노동연령(25∼54살)의 여성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54만1천명 감소해 남성(32만7천명 감소)보다 감소폭이 컸다. 1998년 아이엠에프(IMF) 외환위기 당시 기혼 남성 노동자에게 고용 충격이 집중됐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여성 노동자에게 고용 충격이 쏟아진 데에는 대면서비스업이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업종이 된 탓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 고용률 하락이 가장 컸던 상위 3개 업종은 교육, 숙박·음식점,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지난해 1월 기준)에 전체 여성 취업자의 38%가 이 3개 업종에 종사했다. 전체의 13%만 이 업종에 종사하는 남성 노동자와 견주어 상대적으로 여성의 피해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보육시설과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여성에게 쏟아진 ‘돌봄 압박’도 여성 노동자에게 고용 충격이 집중된 원인이다. 업종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여성은 자발적으로 퇴사해 구직을 단념하는 ‘비경제활동 이행확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단순히 산업 자체가 축소되어 일자리를 잃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제활동을 그만두는 여성이 많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비경제활동의 증가는 학교 폐쇄로 인한 자녀돌봄 부담 증가를 비롯한 공급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령별로 구직 단념 확률을 따져보니, 초등학생 자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9∼44살 집단에서 성별 격차가 가장 컸다. 통계청 ‘2019년 생활시간조사’를 보면, 맞벌이 가구에서도 아내가 가사노동에 3시간7분, 남편은 54분을 투입해 여성이 더 큰 가사·돌봄 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연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성의 이른 경력단절은 영구적인 인적자본 손실로 이어져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뒤에도 경제 생산성과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초등학생 자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령대 여성의 노동공급이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은 영유아 중심의 현행 돌봄지원정책이 초등학생 자녀도 포괄하도록 개편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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