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당신의 이야기' 강하늘, 정공법 택한 이유 [인터뷰 종합]

2021. 4. 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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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강하늘이 20대 평범한 청춘의 얼굴로 스크린을 찾는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에서 지루한 수험생활을 이어나가는 영호로 분한 강하늘을 22일 오전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강하늘)와 소희(천우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하고 써내려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꿈도 목표도 없는 삼수생 영호와 새로울 것 없는 현실에 순응하는 소희, 알 수 없는 내일에 불안하고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생기를 잃어가던 두 사람은 영호가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영화 '스물', '쎄시봉', '동주', '청년경찰' 등을 통해 다양한 시대의 청춘을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냈던 강하늘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지,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보통의 청춘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청춘이라는 정의를 아직 잘 모르겠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청춘의 얼굴을 보여드리려고 작품을 고르는 건 아니다. 작품 선택 기준은 하나다. 앉은 자리에서 대본을 다 읽으면 선택한다.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 표현할 수 있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매 작품 다르게 전략적으로 이미지를 보여드려야겠다는 머리까지는 안 된다. 작품에 다가갈 때 비슷할지언정 다른 캐릭터를 맡는다는 마음가짐이다"라며 "당장의 작품에 충실하는 것이 이 걱정을 타파할 수 있는 정공법"이라고 강조했다.

별다를 것 없이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는 "처음부터 영호에게 강하늘로 다가가려고 했다. 대본에 쓰여 있는 텍스트보다 내 모습이 더 많이 들어갔다"라고 돌아봤다. 영화에 등장하는 편지를 직접 손글씨로 썼다며 "몇 번 구긴 적 있다. 손글씨를 쓰다보니 연기의 톤이 잡혔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호와 닮은 점에 대해서는 "공부를 못했다는 것이다. 연기를 안 했다면 '5수까지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너스레 떨고 "가죽 공방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일을 하는 영호는 감각이 있는 인물이다. 공방과 어울리는 모습을 갖고 싶다. 기술로 공방을 차리는 것 자체가 고집과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촬영하면서 고집이 닮았다고 느꼈다. 연인 관계가 진행되기 전 '썸' 단계에서 애매모호하진 않다. 확실한 편"이라고 밝혔다.

배우 천우희, 강소라와의 연기 호흡에도 기대가 쏠린다. 천우희는 영화 '써니', '한공주', '곡성' 등에서 선보여온 강렬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친근하고 평범한 캐릭터로 열연했다. 팍팍한 현실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싹싹한 모습과 아픈 언니 대신 우연히 주고받은 편지지만 영호에 대한 고마움, 미안함이 점점 커지는 소희의 내면을 단단한 감성 연기로 채웠다.

극 중 천우희와 감정적으로 교류하며 자유를 느꼈다는 강하늘은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치가 없는 느낌이었다. 편하게 연기해볼 수 있었다. 감독님을 믿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천우희를 향한 팬심을 드러내며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희 누나가 화면에 나오면 화면이 가진 힘이 훨씬 더 커지는 느낌이다. 무게감이 있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었다"고 극찬했다.

강소라는 영호의 재수학원 친구 수진으로 특별 출연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거침없는 캐릭터로 극에 발랄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강하늘은 지난 2014년 드라마 '미생'을 통해 강소라와 처음 만났다며 "사람을 대하는 태도, 맡은 바를 충실히 하는 책임감, 재능 등 배울 점이 많았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현장에서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미생' 때는 나도, 소라고 열심히 하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현장에서 즐기지 못하고 시선에 갇혀있었다"고 회상했다.

과거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속속 전해지는 미담으로 이른바 '미담 자판기'라는 수식어를 얻은 강하늘. 이에 관해 그는 "잘 포장해주신 것 같다. 예능을 따로 연습하진 않는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데 언제까지 예능을 못 하고 재미없을 건가. 보시는 분이 더 답답해하실 것 같아서 이 악물고 조금씩 말이라도 한마디 더 하고픈 생각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별명이 부담되진 않을까. 강하늘은 "'라디오스타'에 고마울 뿐이다. 신경 쓰지 않다보니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더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안 한다. 오히려 나답게 살자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특별한 취미가 없다는 그는 '집돌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관찰 예능 섭외가 오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안 되겠더라"라며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다. 앉아서 책 읽고 다큐멘터리 보고 시간 나면 자고 멍때리는 시간이 많다. 관찰 예능에 나가면 민폐라고 생각했다. 일상은 단순하고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영호와 소희의 만남이 이뤄질지 지켜봐달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강하늘은 "비가 올 듯 안 올 듯한 상황이 이어진다. 마지막에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객석에 끝까지 앉아계시는 건 어떨까"라고 전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사진 = (주)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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