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열풍에 거래소 제휴은행 '함박웃음'..케뱅·농협·신한銀 급증

김유성 2021. 4. 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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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인증계좌 제휴에 은행들이 망설이는 가운데 소위 최상위 거래소와 제휴한 은행들은 암호화폐 투자 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들 거래소는 각각 신한은행(코빗), NH농협은행(빗썸, 코인원), 케이뱅크(업비트)와 실명계좌인증 제휴를 맺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들의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났지만 은행들이 추가로 거래소와 실명 계좌 제휴를 맺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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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제휴한 케이뱅크, 가입자·수신 급증 '신의 한수'
농협·신한은행 가입자 수 증가 뚜렷
단, 빅4 거래소 외 중소 거래소와 제휴 희망 은행 無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인증계좌 제휴에 은행들이 망설이는 가운데 소위 최상위 거래소와 제휴한 은행들은 암호화폐 투자 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자본금 확충 문제 등으로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케이뱅크가 거래소 제휴 효과를 가장 많이 봤다.

가상자산 거래소 빅4는 업력과 거래량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거래소다.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이 꼽힌다. 이들 거래소는 각각 신한은행(코빗), NH농협은행(빗썸, 코인원), 케이뱅크(업비트)와 실명계좌인증 제휴를 맺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올해 들어 극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유상증자 성공으로 자본금이 확충되면서 대출 영업이 정상화된 게 크지만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인증 제휴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유상 증자를 통해 자본 여력을 확보한 시기에 암호화폐 투자를 위한 매개 계좌 역할을 하게 된 건 신의 한 수”라고까지 평가했다.

(단위 : 만명, 자료 : 케이뱅크)
실제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신규 입출금 계좌 가입자 수는 172만명에 달한다. 1분기말 전체 가입자 수 391만명 중 절반 가까이가 올 1분기에 늘어난 것이다.

가입자 증가세도 가파른 편이다. 올 1월 28만명이던 신규 가입자 수는 2월 63만명으로 늘더니 3월에는 80만명으로 불어났다. 이달에는 신규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수신 잔액도 늘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3조7453억원에서 지난달 말 8조7200억원으로까지 증가했다. 예금과 대출의 비율을 뜻하는 예대율은 지난해말 기준 80%였다가 올해 3월 44%대까지 떨어졌다.

김 연구원은 “(판매관리비 지출 증가로 인해) 20년 4분기 영업손실은 351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으나, 21년 들어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팔라진 점을 고려하면 손익분기점 도달 시기는 앞당겨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른 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들도 유의미한 신규 계좌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코인원과 제휴를 맺은 NH농협은행의 신규 입출금 계좌 수도 늘었다. 지난해 월 10만명에 머물던 NH농협은행의 신규 계좌 수는 올해 1월 13만9859명, 2월 18만5950명, 3월 24만8602명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이들 거래소보다 규모가 작은 코빗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신한은행 신규 가입 계좌 수도 일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들의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났지만 은행들이 추가로 거래소와 실명 계좌 제휴를 맺을지 미지수다. 특금법(특정금융정보거래법)에 따라 오는 9월까지 가상자산 거래소는 반드시 시중은행 실명계좌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은행들의 심사 조건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업비트와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는 다른 거래소와 제휴를 맺을 계획이 없다.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래소 계좌는 사실상 거쳐 가는 계좌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큰 실익이 없다”면서 “그런데 거래소 관련 사고라도 나면 책임의 일부를 은행이 져야하기 때문에 더 보수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수신이 많은 은행 입장에서 특별히 거래소와 제휴에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는 적다”고 덧붙였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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