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Report] 너구리 오니 정글이?, FPX의 '질량 보존의 법칙'

이솔 기자 2021. 4.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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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PL 공식 웨이보

[MHN스포츠 이솔 기자] 지난 2017년 창단된 펀플러스 피닉스, 그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팀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도인비와 티안이 영입되자마자 LPL 우승에 이어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우승하며 로열 로더로서 전성기를 보낸 FPX.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이 2020년 '티안'의 부상을 시작으로 다시금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드라이너 도인비의 은퇴 등, 이런 저런 '썰'이 들리며 흔들리기 시작하던 FPX, 작년 여름 8위를 기록하며 무너지는 것 같았던 이 팀은 과연 어떻게 이번 시즌에는 2위를 기록하게 된 걸까?

사진=LPL 공식 유튜브, 눈으로 BO이는 'BO'의 캐리력

■ 정글러 'BO'의 영입으로 풀려난 도인비

FPX가 반등한 가장 큰 이유이자, 이번 시즌 FPX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도인비도, 너구리도 아닌 BO(보)선수였다.

한 경기를 꼽자면 지난 1월 30일 펼쳐진 IG와의 1세트 경기를 예로 들 수 있다.

'보'는 올라프를 활용해 16킬 1데스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LPL 2021 스프링 정글러 최다킬 경기 기록을 세웠다.

엄청난 공격성으로 IG는 물론, 개인 기량으로는 정상으로 평가받는 TES의 선수들까지 압살한 그는 LPL 최고의 정글러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FPX 공식 웨이보

도인비는 보의 영입으로 미드-정글 싸움에서 대부분 우위를 가져가며 본인의 로밍 스타일을 다시 발휘할 수 있었다. 라인을 편하게 밀고 아군들의 상황을 살피며 적절한 오더를 내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승부조작과 관련된 정황이 포착된 보는 LPL에서 출전 금지 조치를 당한다.

2군에서 또 다른 정상급 정글러로 꼽히던 베이촨 선수가 그를 대체하고자 급히 콜업되었지만 보를 대체할 수 없었고, 결국 FPX는 그의 공백을 체감하며 2위에서 5위로 미끄러진다.

사진=FPX 공식 웨이보

■ '너구리'의 영입

너구리 또한 FPX가 2020년 한 해 고민했던 숙제인 '탑' 문제를 해결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동안 상대의 갱킹에 취약하고, 라인전에서 솔로킬을 당하는 등 탑 라이너로 활약하던 선수들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를 대체할 '영리한' 너구리의 플레이가 FPX는 물론 LPL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너구리 또한 스프링 초반에는 라인전과 스플릿 푸쉬 상황에서 번번히 상대의 기습공격에 당하는 등 집중공격 대상이 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언어 장벽'에 의한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너구리는 2명, 3명을 상대로도 간혹 살아나가며 상대의 자원 투자를 무위로 돌렸다. 상대 빈과 소프엠의 집중 공격을 전부 흘려낸 수닝전을 대표적인 예시로 꼽을 수 있다.

결국 시즌 후반부로 갈 수록 팀원들과 조금씩 소통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 너구리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4명을 상대로 한 명을 데려가는 무시무시한 무력을 선보이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사진=FPX 공식 웨이보

■ 진-애쉬 메타의 몰락

원거리 딜러에게도 이번 시즌은 영향이 있었다. 진-애쉬로 대표되던 '보조형 원딜' 메타에서 카이사-자야로 대표되는 공격적인 원딜 메타가 다시 출현했기 때문이다.

LWX는 카이사로 52승 33패(61.2%), 자야로 16승 8패(66.7%), 베인으로 10승 1패(90.9%)라는 어마무시한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보조형 원딜인 애쉬로는 15승 12패(55.6%), 진으로는 1승 2패(33%)를 거두며 비교적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범용성 있게 사용되는 이즈리얼로도 14승 22패(38.9%)를 기록한 상황에서 LWX는 원거리 딜러가 할 일이 많은 이번 메타가 고맙게 느껴질 것이다.

너구리의 영입으로 LWX와 도인비의 어깨가 가벼워진 상황에서 이제는 진-애쉬 메타가 돌아오더라도 FPX는 이전처럼 부진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고 볼 수 있다.

사진=FPX 공식 웨이보

다만 큰 문제점이 아직 잔존해 있다. 티안의 손목 부상과 도인비의 라인전 상황이다. 

티안은 줄곧 손목 부상 문제에 시달렸으며, 이번 시즌에도 급하게 복귀하며 지난 2월 22일 WE와의 복귀전에서 존재감이 0에 수렴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도인비 또한 '라인을 먼저 밀고'라는 수식어가 있어야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지만, 지난 플레이오프 결승전 장면과 마찬가지로 언제 상대가 습격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라인을 무작정 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티안의 기량이 부상 등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로밍의 도인비마저 발이 묶이며 중요한 경기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여러 조건이 필요한 FPX, 결국 아직까지는 세계 무대에 도전하기에는 '정글'이라는  약점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시즌 FPX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1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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