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사망보상 4억4000만원이라더니..1명 주면 예산 바닥

윤지원 2021. 4. 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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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종사자와 항공업계 종사자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4.19. 이승환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할 때 약 4억 4000만원의 보상금을 일시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질병관리청에는 달랑 4억 5000만원의 관련 피해 보상 예산이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다른 나라보다 백신이 늦어져 다행'이라고 주장했을 정도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일찍이 우려했지만 정작 실제 관련 예산 책정에는 손 놓고 있었던 셈이다.

22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질병청은 지난 1월 '이상반응 관리' 목적으로 5억4천900만원의 예산을 편성받았다. 이 중 피해보상금 지급을 위한 예산은 4억5천만원 남짓이다.

단 한 명이라도 이상 반응으로 사망할 경우 예산은 바닥나는 것이다. 질병청이 지난 2월 공개한 백신 접종 후 피해보상제도에 따르면 사망 보상금은 하루 최저임금의 240배인 약 4억3700만원 가량이 지급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예산이 부족하게 되면 질병청의 기정예산이나 예비비를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며 백신 도입을 서두르지 않았던 정부가 정작 올해 부작용 관리 예산으로 4억원 가량만을 편성해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그간 백신 늑장 도입 비판에 대해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먼저 맞는)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다행스럽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실제 올해 예산 편성 당시 이 같은 우려와 'K-방역'에 대한 자신감으로 백신 구입비를 따로 편성하지 않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뒤늦게 증액이 이뤄진 바 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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