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하자" 2시간40분 동안 무차별 폭행 10대..법정 최고형 구형

격투기 스파링을 하자고 제안해 동급생을 2시간 40분 동안 폭행한 10대들 중 한 명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인 21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호성호)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중상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A(17)군에게 장기 9년, 단기 4년을, 공범인 B(17)군에게 장기 10년, 단기 5년을 각각 구형했다. B군에게 구형된 형량은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이다.

지난해 12월 피해학생(C군) 부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

A군과 B군은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3시쯤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 주민 체육시설에 몰래 들어가 동급생 C군의 머리와 얼굴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C군은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한 달 뒤 의식을 되찾았으나 사지마비 등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군과 B군은 격투기 스파링을 하자며 C군 머리에 태권도용 보호구를 착용시킨 뒤 2시간 40분 동안 번갈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최후진술에서 "구치소에서 많은 반성과 후회를 했다"며 "죗값을 받고 앞으로 평생 성실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B군도 "평생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러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했다. A군과 B군 모두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사죄했다.

A군의 변호인은 "B군과의 사건 가담 정도나 가해행위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지 않아 변론을 생략한다"며 "피해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만 16세의 어린 나이와 형사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B군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행 전 A군과 공모하거나 계획적인 범행은 아니었다"고 변론했다.

이날 재판장에 C군의 아버지가 출석했다. C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뇌출혈이 생길 정도로 폭행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재판으로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에게 얼마나 법이 존엄하고 무거운지 보여달라"고 엄벌을 호소했다.

한편 이 사건은 C군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들의 엄벌을 탄원하는 글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청원 글은 약 37만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었고 강정수 청와대디지털소통센터장이 피해자 치료비 지원과 소년법 강화 등을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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