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회'를 믿는 '작은' 목소리

송지혜 기자 2021. 4. 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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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10년 동안 〈시사IN〉에서 일했다.

주로 사회팀에서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거나 그렇게 될 법한 일을 되짚었다.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라는 목적의식은 나를 기자가 되게 만들었다.

나는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더 나은 사회'를 꿈꿀 수 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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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송지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10년 동안 〈시사IN〉에서 일했다. 주로 사회팀에서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거나 그렇게 될 법한 일을 되짚었다. 일간지에 난 한 줄짜리 사망 보도에도 그 이면의 사실이 있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난망한 사건, 세월호 참사, 노동자의 자살, 택배기사의 죽음, 재개발…. 사건은 조금씩 변형되어 새로운 사건으로 터지곤 했다.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빠지기도 하는 것 같다.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라는 목적의식은 나를 기자가 되게 만들었다. 십수 년 전, 유일한 꿈이었다. 펜으로 사회와 연대하는 건 매우 가슴 뛰는 일이었다. 나는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더 나은 사회’를 꿈꿀 수 있다고 믿었다. 2년간 기사의 제목을 다는 편집팀에서 일했고, 2년간 〈시사IN〉이 만든 출판사에서 책을 펴내고 또 팔았다. 같은 목적을 둔 조금 다른 방식의 일이었다.

기자의 성향은 저마다 다르다. 나는 냉철한 관찰자는 아니다. 취재원의 울음과 웃음에 함께 울고 웃는다. 내가 주인공이 되기보다 상대의 마음에 마음을 포개는 데 더 애정이 간다. 목소리가 없으면 존재까지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노숙자, 빈곤한 청년, 성소수자, 장애인 등.

최근에는 그 상대가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조류인플루엔자로 폐사된 닭과 오리, 더 뜨거워지는 지구, 그리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바다 생물 같은. 이런 나의 ‘작은’ 시선에 〈시사IN〉은 늘 응원을 보내주었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목적과 방향은 같았다.

내부인이 말하기에는 낯부끄럽지만 〈시사IN〉에는 이런 것이 있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우리 모두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믿음, 외부의 편집권 침해에도 우리가 방패막이가 되리라는 동료 의식, ‘당연한 것이 당연한’ 문화를 만들고 함께 매체를 키워온 보람. 무엇보다 흔들림 없이 꼿꼿하게 자기 몫을 하는 동료들이 옆에 있다. 자신의 삶을 기자의 삶으로 완전히 포개는 이들은 존경스럽기도 하다. 바른 언론인을 꿈꾸기에는 더없이 희망적인 환경이다.

우리가 만드는 매체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작은’ 목소리가 널리 퍼져서 가치 있게 여겨지면 좋겠다. 그래서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에도 한발 다가가고 싶다. 10년 만에, 10년 전 바랐던 마음을 다시 떠올려본다.

송지혜 기자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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