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화합이 기업가치 높인다>'C랩'으로 창의적 DNA 살리고..'리버스 멘토링'으로 세대 공감
(2) 삼성전자 ‘도전·포용·공유’추구
국내 대표적 벤처 프로그램 C랩
스타트업 실패해도 재입사 가능
MZ세대 트렌드 경영진과 공유
새 아이디어 제품·디자인 적용
외국인 임직원 한국어 강좌 지원
7만여명 2000개 동호회서 활동
지난 2012년 말 삼성전자에 도입된 사내벤처프로그램 ‘C랩(Creative Lab)’. 출발점은 ‘창의적인 문화’를 조직에 어떻게 뿌리내리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당시 삼성은 ‘관리의 삼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보수적인 조직문화와 엄격한 성과주의 등 ‘고정관념’ 속에서 C랩이란 실험을 시작했다.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발굴했고, 삼성은 이들을 지원해 스타트업으로 창업 생태계에 뿌리내리게 했다. 첫발을 내디딘 지 약 9년이 된 C랩은 삼성전자 내부에 도전 정신과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등 창의적 DNA를 불어넣고 있다.
C랩은 국내 대기업의 대표적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298개 과제를 진행했고, 임직원 1223명이 참여했다. C랩은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문화를 심기 위해 시작됐다. C랩 과제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경기 수원시 ‘삼성 디지털 시티’와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마련된 독립된 근무 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다.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받으면서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근무한다. 팀 구성, 예산 활용, 일정 관리 등 과제에 대해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직급이나 호칭, 근태 관리에 구애받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들은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 문화를 경험해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현업에서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과감히 도전하는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C랩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임직원들이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임직원들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매년 1000개 이상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 우수한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2015년 8월부터 C랩의 스타트업 독립을 지원하고 있다. C랩에서 스타트업으로 분사하게 되는 경우에는 5년 내 희망 시 재입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들을 발굴해 삼성전자의 우수한 기술과 인적자원을 국내 산업 생태계로 이관하고 있다. 현재까지 임직원 171명이 스타트업에 도전해 기업 48곳을 창업했고, 200명 이상 신규 고용도 창출했다.
삼성전자는 조직 내 세대 간 이해를 높이고 서로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컬처혁신’의 하나로 세대 간 의견을 보다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16년 기존 수직적인 직급 단계를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른 경력개발 단계로 변경했다. 2019년에는 다양한 연령과 직군의 임직원이 모여 자유롭게 조직문화에 대해 토론하는 ‘컬처멤버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수렴된 의견은 조직문화에 반영되고 있다.
‘밀레니얼 위원회’를 통해 조직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소통하고 있다. 위원회에서 도출된 의견은 회사의 비전, 제품,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경영진에게 밀레니얼 문화와 트렌드를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서로 문화를 공유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를 내재화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임직원 교육을 제공하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외국인 임직원이 다른 문화권에서 잘 적응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한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헬프데스크’를 운영해 비자 발급 등 한국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임직원을 위해 한국어 내부 시스템을 모두 영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한국어 강좌와 동호회 활동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임직원의 가족을 회사에 초대하는 행사도 개최한다.
해외파견자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는 ‘이문화 적응 진단’을 도입했다. 이문화 적응성, 문화 적합도, 글로벌 리더십 등 3가지 항목을 평가한다. 해외파견자의 경우, 진단 결과에 따라 별도 교육을 실시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높이고 있다. 교육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를 내재화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임직원 교육을 제공하고 참여를 독려한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이 취미생활을 통해 다양한 소양을 습득할 수 있도록 사내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스포츠, 레포츠, 문화와 예술, 재능나눔 분야 등 2000여 개 동호회에서 임직원 7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사내 동호회 활동은 회사 내부뿐 아니라 ‘지역주민 초청 공연’과 ‘지역사회 동호회 스포츠 교류전’ ‘장애인 시설 방문 공연’ 등 지역사회 공헌, 소외계층 지원 활동으로도 발전했다. 각 사업장 근무환경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경기 수원, 기흥사업장은 녹지와 사무 공간이 어우러진 대학 캠퍼스와 같은 글로벌 업무 단지로 조성됐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삼성 디지털 시티’, 기흥사업장은 ‘삼성 나노 시티’ 등으로 불린다. 삼성 디지털 시티에는 생태공원, 생동감 파크 등 체험형 조경 공간이 조성됐다. 마사토구장 겸 야구장, 풋살장을 새로 만들고, 부서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BBQ 시설도 설치됐다. 젊은 임직원들이 선호하는 베이커리와 커피전문점 입점, 사내 식당 메뉴 다양화, 어린이집 규모 확대, 사내 자전거 운영시설 확충 등도 이뤄졌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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