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IMM PE, SK루브리컨츠 2대 주주로..49% 지분 인수
내주 이사회 열고 SPA 체결 예정
IMM, 크레딧펀드 투자 순항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SK이노베이션의 윤활기유 부문 자회사 'SK루브리컨츠' 2대 주주에 오른다. SK루브리컨츠는 지분 49%를 약 1조원 중반대 가격에 IMM PE가 설립한 크레딧 펀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SK루브리컨츠는 제2의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다음주 지분 49%를 매각하기 위해 IMM PE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양 측이 합의한 거래 가격은 1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전해진다. SK루브리컨츠는 이달 말 예정된 이사회에서 이같은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지분 매각 실무를 맡았다. 다만 이사회 절차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은 "아직 최종 협상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SK루브리컨츠는 별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없이 바로 SPA 계약을 맺을 방침이다. 다수의 인수 후보군들과 거래 조건을 신중하게 논의해 왔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이 경영권을 제외한 소수 지분이라, 가격보단 원매자들이 제안한 세부 조건들이 딜의 방향을 결정지은 것이다. IMM PE는 막판까지 한국투자파트너스와 경합한 끝에 SK 측의 낙점을 받았다.
시장 관계자는 "원매자들이 제시한 가격은 대동소이했고 SK 역시 합당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요구하는 상황이었다"며 "결국 주주간계약에 어떤 세부 조항을 넣느냐가 거래의 향방을 결정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제2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전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 1위 사업자지만, 업황 변화에 맞춰 사업 전략을 바꿔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현재 완성차 시장은 전기차·수소차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중이다.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용 윤활유를 판매하며 이같은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2010년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에 착수해 2013년부터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전기모터와 기어의 열을 빠르게 식힐 뿐 아니라 차량 구동계에 흐르는 전기를 차단하는 역할도 맡는다. 회사 측은 올해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2배 많은 130만대 수준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IMM PE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지난해 출범한 크레딧펀드 자회사(IMM크레딧솔루션)가 투자 보폭을 크게 넓히게 됐기 때문이다. IMM PE는 지난해 9월 사모 크레딧펀드 운용에 주력하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국내 토종 사모펀드가 별도의 크레딧 조직을 만든 최초의 사례여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았다. IMM크레딧솔루션은 얼마 전 2000억원 규모 티맵모빌리티 투자에 이어, 조 단위 거래인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까지 파트너로 합류하게 됐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IMM 입장에선 종래의 경영권 거래(바이아웃)를 넘어 투자 전략 다변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된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사모 크레딧 시장이 커지고 있어 한국 사모펀드 업계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원호섭 기자 /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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