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이승기, 사이코패스에게도 슬픔을 [TV와치]

[뉴스엔 박은해 기자]

반사회적 인격 장애.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결여돼 있으며, 반사회적 행동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한다. 행동 통제력은 낮고, 자기 중심성은 높아 타인에게 해를 가하더라도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들을 처벌할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서 진심 어린 참회를 받아내기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극본 최란/연출 최준배)는 그런 사이코패스가 심적 고통을 느끼고, 반성하고, 속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했다. 후회나 반성을 모르는 이들이 평생 죄책감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최고의 형벌이자 최선의 구원이라는 발상이다.

'마우스'는 주인공 정바름(이승기 분)을 통해 사이코패스가 자신의 죄를 알고 처절하게 후회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4월 21일 방송된 '마우스'14회에서 정바름은 마침내 프레데터(상위 1% 사이코패스)였던 제 과거를 깨닫는다. 의형제를 맺은 고무치(이희준 분) 형이자 자애로운 신부 고무원(김영재 분)을 죽인 사람도, 절친 나치국(이서준 분)을 죽기 직전까지 칼로 찌른 이도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친다.

사고 후 기억을 잃은 정바름은 지금까지 자신이 사이코패스 성요한의 뇌를 이식받아 살인 충동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프레데터 정바름이 평범한 인간 성요한 뇌를 이식받아 점점 보통 사람처럼 연민, 죄책감 등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뇌이식으로 인한 살인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 흉악 범죄자들을 응징하며 약간의 뿌듯함과 영웅 심리에 빠졌던 정바름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었다.

주변인들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피해자 가족들 앞에서 천사인 양 그들을 기만하던 정바름. 이 시대의 귀감 바른 청년이라는 가면이 벗겨진 그에게는 처절한 후회와 죄책감이 남았다. 그는 사람을 죽여 놓고 마음 편하게 사는 다른 사이코패스와 달리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사이코패스에게도 슬픔을. 평범한 감정을 아는 이가 되어 자신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끔찍한지 깨닫게 되기를. '마우스'가 사이코패스에게 내리는 형벌이 물리적 응징보다 더 속 시원한 이유다.

(사진=tvN '마우스'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