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과 협상, 中과 협력' 촉구한 文에 "미국이 대북정책 주도"

文대통령, NYT 인터뷰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김정은 정권과 협상하고, 중국과 협력해야'

美 국무부 "다양한 의견 통합한 대북정책 주도"

전문가 "대화 거부는 北"…최선희도 "美 접촉 무시"

'中과 협력'도 논란…전문가 "한미동맹 진심 의심케 해"

미 국무부가 21일(현지 시각) 북핵 해법으로 '김정은 정권과 협상, 중국과 협력'을 촉구한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등 다양한 목소리를 통합한 체계적 대북정책을 계속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지도자, 트럼프 ‘실패’ 후 바이든과 핵협상 구하기를 희망해'라는 제목의 문재인 대통령 뉴욕타임스 인터뷰 기사.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제안한 북핵 해법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가하는 점증하는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안들을 평가하며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철저한 부처 간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정부 내부와 매우 가까운 동맹, 동반자 국가의 다양한 목소리와 다른 이해 당사국들의 의견을 통합한 체계적이고 상세한 (대북) 정책 과정을 계속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NYT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과 협상에 시동을 걸어달라고 촉구했다. "(미국과 북한이)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 시켜 나간다면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면서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실제적이고 불가역적인 진전을 이룬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미국 전문가는 문 대통령 인터뷰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RFA에 "바이든 행정부도 출범 후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공식 발표했다"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쪽은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달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월 중순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대화 접촉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어떤 조미(미북)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다. 또 "계속 이런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과 기후변화 등 세계적 관심 현안에서 중국과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미중간 갈등이 격화되면 북한이 갈등을 이용하려고 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RFA에 "현재 문 대통령이 동맹국 미국에 미국의 최대 적국인 중국과 협력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진심을 의심하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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