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비리, 부동산 열망은 조선 양반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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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입·취업 경쟁이 치열하듯 조선 시대 양반들은 과거 시험에 목숨을 걸었다.
"이 시험지는 3등 정도하겠다"고 외치는 감독관, 급기야 응시생이 스스로 매긴 점수를 말하면 그것을 받아적는 감독관도 있었다.
부동산에 대한 열망이 조선인이나 현대인이나 마찬가지인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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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지음, 틀녘 펴냄
오늘날 대입·취업 경쟁이 치열하듯 조선 시대 양반들은 과거 시험에 목숨을 걸었다. 부정과 비리가 생겨났고 조선 중기 이후에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꼿꼿한 영남선비로 알려진 광산 김씨 김령(1577~1641)의 일기 ‘계암일록’에는 시험 감독관이 감독 도장을 찍기 위해 응시자 얼굴을 살펴본 이유가 실은 자신이나 자신의 자인이 아는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챙기기 위해서였다는 폭로가 분노의 감점과 함께 담겨 있다. “이 시험지는 3등 정도하겠다”고 외치는 감독관, 급기야 응시생이 스스로 매긴 점수를 말하면 그것을 받아적는 감독관도 있었다.
사람 사는 삶이 예나 지금이나 엇비슷함을 드러내는 것은 역사서나 공식 기록 문서가 아닌 소소한 ‘일기’다. 청년 역사 연구자인 저자는 시시콜콜한 일기들을 통해 평범하지만 찬란했고,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법한 삶의 단상들을 끄집어냈다.
해남 윤씨 명문가의 윤이후가 쓴 ‘지암일기’를 들춰보면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말뚝을 박고 빼고, 가건물을 세우거나 고발장을 넣는 모습이 드러난다. 부동산에 대한 열망이 조선인이나 현대인이나 마찬가지인 성 싶다. 아내 몰래 바람 피다 들키고 급기야 기생집 사장과 부부가 삼자대면까지 하게되는 일화는 이문건이 푸념하듯 쓴 ‘묵재일기’에 전한다. 함양 박씨 6대가 이어 쓴 ‘저상일월’에는 저자거리 하인들이 “이씨 양반은 가오리고, 류씨 양반은 문어, 김씨 양반은 명태고, 권씨 양반은 포육”이라며 양반들의 생김새와 배포를 해산물에 빗대 풍자하는 풍경도 담겨 있다.
저자는 “조선 사람들은 항상, 타인에게 보여줄 준비를 하고 일기를 썼다”면서 “스스로에게는 성찰을,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주기 위해 목숨처럼 소중히 일기를 써내려갔다”고 밝혔다. 1만5,000원.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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