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탈출' 인천, 조성환 감독 승부수 통했다

노성빈 입력 2021. 4. 22. 09:06 수정 2021. 4. 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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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11R] 인천, 성남에 3-1 승리.. 성남원정 무패행진 이어가

[노성빈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약속의 땅' 성남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인천은 21일 밤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11라운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후반전에만 3골을 몰아쳐 3-1의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인천은 최근 리그 5경기 1무 4패의 부진을 끊어냄과 동시에 전날 포항 스틸러스에게 패한 수원FC를 밀어내고 꼴찌탈출에 성공했다.
 
 성남을 꺾고 무승행진에서 벗어난 인천 유나이티드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인스타그램
 
안정된 수비로 버틴 인천, 후반전 기회 살리다

인천은 이태희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델브리지-김광석-정동윤이 수비에 나섰다. 강윤구-구본철-아길라르-이강현-오재석이 허리에, 김현과 네게바가 공격에 위치한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전반전 인천은 수비에 중점을 두는 경기를 펼쳤다. 이를 위해 팀의 플레이메이커인 아길라르의 위치를 수비쪽으로 내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고 이는 상대 장신 공격수 뮬리치를 완벽하게 봉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델브리지의 활약이 컸다. 스리백의 왼쪽 스토퍼로 출전한 그는 높은 피지컬을 활용해 뮬리치와의 몸싸움, 위치선정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여기에 한 발 더 뛰는 절실함까지 선보인 델브리지는 김광석, 정동윤과 함께 수비진을 이끌면서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이끌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치자 인천 조성환 감독은 김도혁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이러면서 아길라르가 후방에서 볼을 배급해줌과 동시에 탈압박을 이용해 전진하면, 김도혁이 상대 배후공간을 침투하는 패턴으로 기회를 만든 인천은 후반 9분만에 교체작전의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에서 정동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한 김도혁은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네게바가 헤더골로 연결시키면서 인천이 리드를 가져갔다. 이 상황에서 성남의 수비는 모두 김현에게 시선이 쏠렸고 네게바는 이를 틈타 김도혁이 정확하게 올린 크로스를 받아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일격을 당한 성남 김남일 감독은 후반 17분 수비수 마상훈을 빼고 이스칸데로프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후반전들어 계속된 공격자원 투입으로 중원이 약해지자 전체적인 팀의 밸런스가 깨졌고 전반전 내내 전방압박을 펼친 선수들의 체력은 더운날씨로 인해 빠르게 소진되었다. 그러자 조성환 감독은 후반 21분 네게바를 빼고 송시우를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2분만에 교체 작전이 성공을 거뒀다.

오른쪽에서 송시우가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패스를 내주자 오재석이 한차례 트래핑 이후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김현이 헤더골로 연결시켜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이 과정에서도 교체투입된 송시우가 득점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조성환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인천은 후반 25분 성남 김민혁에게 만회골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3분 뒤에는 이스칸데로프의 날카로운 슛에 실점위기를 맞는 등 성남의 공세에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후반 35분 성남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성남 이태희의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에서 김현이 실축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김영광 골키퍼가 먼저 움직인 것으로 인정돼 기회를 얻었다. 결국 다시 키커로 나선 아길라르가 깔끔하게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인천은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약속의 땅 성남원정, 이번에도 결과챙긴 인천
 
 성남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인스타그램
 
인천에게 성남원정은 말 그대로 '약속의 땅'이었다. 2015년 10월 4일 0-1 패배를 마지막으로 인천은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5년 넘게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최근 두 시즌은 상당한 임팩트를 남겼다. 2019년 10월에는 무고사의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거두며 잔류의 밑그림을 그렸던 인천은 이 경기후 유상철 감독의 건강악화와 선수들의 눈물이 담긴 스토리로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지난해에는 엄청난 골잔치를 벌였다. 9월 열린 성남과의 원정경기에서 경기초반 나온 성남 연제운의 퇴장 속에 숫적우위를 점한 인천은 무려 6골을 터뜨리는 막강화력을 앞세워 6-0의 승리를 거두고 또 한번 잔류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승리는 2010년 성남 원정에서의 0-6 패배를 설욕하는 기회이자 인천구단 역대 최다 점수차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사실 올 시즌 성남원정을 앞둔 인천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시즌 초반 2승을 기록하며 '올해는 다르겠지'라는 기대감을 줬던 인천이지만 뒷심부족, 수비불안, 선수들의 퇴장 등으로 자멸하는 경기가 많았다.

지난 3월 21일 강원FC전을 시작으로 지난 주말 제주 유나이티드전까지 리그 5경기(강원-광주-수원 삼성-전북 현대-제주)에서 1무 4패의 부진 속에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동안 1득점에 12실점을 기록하며 공수양면이 붕괴된 인천은 FC안양과 치른 FA컵 3라운드에선 무기력한 경기 끝에 0-3으로 패하며 자존심마저 구긴 바 있다.

그러나 성남 원정길은 이번에도 인천에게 기쁨을 줬다. 무엇보다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승리를 따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스리백을 가동한 3경기(포항 스틸러스-강원FC-제주 유나이티드)에서 1득점, 7실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불안한 경기를 펼친 끝에 전패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조성환 감독은 성남전에서 다시 한번 스리백을 꺼내드는 모험을 감행했고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라인을 좁혀 상대 공격수 뮬리치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선수들의 집중력있는 플레이와 효율적인 경기내용이 뒷받침되면서 인천은 귀중한 승리를 챙기게 됐다.

선수기용 측면에서도 조성환 감독의 결단이 돋보였다. K리그 템포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탓에 매 경기 불안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델브리지를 다시 한번 선발로 기용해 신뢰를 보내면서 뮬리치를 완벽하게 봉쇠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오재석의 오른쪽 윙백기용, 네게바-김현 투톱은 후반전 득점을 합작해내는 역할을 했다. 또한 김도혁과 송시우도 교체투입되어 득점에 관여하는 등 사실상 조성환 감독이 만들어낸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인천은 이번경기를 통해 성남 원정 무패기록을 7경기로 늘렸다. '약속의 땅' 성남 원정길에서 무승행진을 끊어낸 인천이 향후 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천 유나이티드 성남원정 전적(2015년 10월 4일 이후)
2016년: 1승 1무
2017~2018년: 성남 2부리그 강등으로 인해 맞대결 미성사
2019년: 1승 1무
2020년: 1승 1무
2021년: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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