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K-픽업의 자존심,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2021. 4.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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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인해진 외관과 합리적인 가격 앞세워 시장 재도전
 -픽업 세그먼트 인기 맞물려 상승 효과 기대

 픽업트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늘어난 선택지와 아웃도어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중이다. 세단이나 SUV보다는 가짓수가 적지만 각각 명확한 개성을 갖고 있어 동반 성장도 기대해 볼 만하다. 물론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짐 차라는 인식과 좁은 한국 땅에서 활용 가치가 높지 않을 거라는 편견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런 국내 픽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기 위해 도전한 첫 회사가 있다. 바로 쌍용차다. 회사는 하동환자동차 시절이던 1963년부터 HDH라는 픽업트럭을 만든 바 있다. 이후 2002년 무쏘 스포츠의 등장으로 대중에게 픽업 존재를 알렸다. 소수만 찾는 차였지만 쌍용차는 픽업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단종 없이 꾸준히 세그먼트를 유지했고 액티언 스포츠와 코란도 스포츠를 거쳐 렉스턴 스포츠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2021년 봄 새로운 쌍용 픽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2018년 스포츠, 2019년 칸 출시 이후 첫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렉스턴 스포츠다. 새 제품은 디자인 변화에 초점을 뒀다. 여기에 오늘날 국내 픽업 시장의 기초가 된 만큼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과 최적화된 기술 노하우도 갖춘 게 특징이다. K-픽업의 자존심을 지킬 신형 렉스턴 스포츠를 직접 만났다.

 ▲디자인&상품성
 새 차는 부분변경 치고는 제법 많은 곳을 바꿔 신선한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앞은 단연 압권이다. 수직을 떨어지는 그릴을 범퍼 아래까지 크게 감싸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굵은 가로줄과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쌍용 로고, 칸의 경우 레터링도 넣어 존재감을 알린다. 또 은은한 반무광 형태의 금속 느낌 재질은 고급감도 키운다. 이 외에 헤드램프는 그대로이지만 안개등을 세로 형태로 바꿔 통일감을 줬다.  

 옆은 전형적인 픽업의 모습이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 두툼한 휠 아치도 듬직하다. 펜더에는 깊은 굴곡을 줘서 밋밋함을 피했고 트렁크 공간에 별도로 장착한 액세서리는 멋을 더한다. 뒤는 테일램프 속 구성을 바꿨다. 선명한 면발광 LED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외에 오프로드 사이드스텝은 폭을 간결하게 다듬어 탑승 편의를 높였고 새 디자인의 17인치~20인치 휠을 새롭게 적용했다. 차명이 음각으로 적힌 플라스틱 몰딩을 붙여 요즘 픽업이 표현할 수 있는 세련미도 챙겼다.

 실내는 국산 픽업만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실용성을 강조한 나머지 다소 저렴한 느낌이 드는 수입 픽업과는 선을 긋는다. 렉스턴에서 가져온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섬세한 버튼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스위치를 인체공학적이고 직관적으로 배열해 조작 편의성을 키웠다. 블랙 헤드라이닝을 엔트리 트림부터 기본 적용했고 운전석과 동승석 A필러에는 그립핸들도 달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고화질의 9.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미러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의 모든 앱을 양방향으로 즐길 수 있다. 이 외에 3D 어라운드뷰모니터링(AVM), 오토클로징(키를 소지하고 일정거리 이상 멀어질 경우 자동으로 도어 잠김),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및 2열 에어벤트, 와이퍼 결빙 방지장치 등 편의 기능을 탑재했다. 

 픽업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공간에 대한 불만은 나오지 않는다. 어느 위치에 앉던 넉넉하고 개방적이며 여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시트 포지션도 높아 개방감이 훌륭하다. 다만 2열의 경우 등받이 각도는 다소 높은 편이다. 바로 뒤 유리 및 격벽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2열을 위한 나파가죽시트를 비롯해 송풍구 등을 마련한 점도 라이벌 대비 우수한 포인트로 볼 수 있다.

 트렁크는 트림 및 서스펜션 별로 차이를 보인다. 스포츠는 기본 1,011ℓ이며 길이를 늘린 칸은 24.8% 큰 1,262ℓ를 갖췄다. 또 최대 700㎏(파워 리프 서스펜션)까지 적재 가능하며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하면 500㎏까지 넣을 수 있다. 스포츠의 경우 탑재 중량은 400㎏이다. 광활한 공간을 바탕으로 양 끝 모서리에는 회전식 데크 후크를 적용해 안정적으로 짐을 고정할 수 있다.

 ▲성능 
 렉스턴 스포츠의 파워트레인은 e-XDi220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하며 칸은 확대된 적재능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고출력은 스포츠와 같지만 최대토크는 42.8㎏·m로 살짝 높다.

 차를 이끌기에는 무난한 실력이다.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느리거나 답답한 건 더더욱 아니다. 적당하게 차를 이끌고 무난하게 앞으로 달려간다. 일상 주행은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제한속도 범위 내에서는 큰 불만이 없다. 6단 변속기도 마찬가지다.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크게 숨을 고르고 느긋하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직결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매끄러운 반응으로 차분한 주행을 유도한다. 

 반면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리는 바깥에서 듣는 게 전부다. 실내에서 진동과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여기에는 국내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쌍용차의 노력이 돋보였다. 실제로 회사는 렉스턴 스포츠 엔진룸에 어라운드실을 두르고 방음과 방진, 방수 성능을 높였다. 또 직물 타입 휠하우스 커버를 비롯해 다양한 부품을 개선해 엔진 소음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했다. 차이는 확실히 알 수 있다. 아이들링 상태는 물론 급하게 스로틀을 열어도 거친 사운드는 쉽게 듣기 힘들다. 디젤 픽업은 시끄럽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기에 충분하다.

 프레임보디 특성상 승차감이 모노코크만큼 뛰어나지는 않다. 섀시로 받는 충격 흡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좌우 롤도 다소 있는 편이다. 그 결과 온로드에서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기에는 한계가 보인다. 물론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는 큰 단점이 아니다. 

 오히려 험로에서는 제 실력을 마음껏 뽐낸다. 기본적으로 지상고가 높기 때문에 높은 바위를 넘어도 부담이 없다. 시승차는 오프로드 전용 블록 타이어도 장착해 힘을 더했다. 여기에 4륜구동 시스템은 눈비가 내리는 악천후와 오프로드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체험하게 해준다. 여기에 차동기어잠금장치는 슬립 발생 시 등판능력은 5.6배, 견인능력은 4배 가량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신형으로 오면서 안전 품목도 대거 들어갔다. 6에어백과 AEB(긴급제동보조), FVSW(앞차출발경고), SHB(스마트하이빔), LDW(차선이탈경보), FCW(전방추돌경보), LCW(차선변경경고), RCTW(후측방접근경고), BSW(후측방경고) 등이 대표적이다. 각 기능들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운전자에게 실시간 주행을 코치한다. 작동이 과하지 않고 연동성도 좋아 고속도로 주행에서 제법 쏠쏠하게 사용했다.

 ▲총평
 렉스턴 스포츠는 꾸준히 국산 픽업을 지켜온 쌍용차의 효자 차종이다. 대세 세그먼트가 빠르게 바뀌는 시점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시장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요즘 픽업 수요가 많아진 상황에서 다시 한번 날개를 펼치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남성다운 모습으로 바뀐 디자인과 국산차의 가장 큰 장점인 풍부한 편의 품목, 다른 픽업들과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감성까지 갖췄다. 디젤 엔진은 효율을 바탕으로 부담 없이 다룰 수 있으며 정숙성은 웬만한 도심형 SUV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쌍용차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프로드 성능과 선택지 대비 가장 합리적인 가격도 분명 장점이다. 

 회사의 명운을 떠나 렉스턴 스포츠는 완벽한 K-픽업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해낸다. 가격은 스포츠 기준 와일드(M/T) 2,439만원, 프레스티지 2,940만원, 노블레스 3,345만원이며 칸의 경우 와일드 2,856만원, 프레스티지 3,165만원, 노블레스 3,649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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