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예스K컨설팅 회장 "프로숍에서 플랫폼으로"

2021. 4.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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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예스런던 회장이 예스K컨설팅을 창업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골프장 일도 결국 플랫폼 사업입니다.” 국내 골프장 프로숍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김용호 예스런던 회장이 캐디와 부킹이 연결되는 예스K컨설팅 사업을 시작하면서 내건 화두다.

“제가 운영해온 골프장 프로샵과 저희 회사에서 배출하는 캐디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지요. 조만간 다양한 캐디가 나올 겁니다. 프로 캐디에서부터 하우스 캐디, 마샬 캐디나 노 캐디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질 거고 다양한 캐디 육성 시스템을 갖춘 곳이 시장을 이끌겠지요.”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골프장의 캐디는 아직 자영업자로 분류되지만 한시적이다. 지난해 전 국민 고용보험 정책 적용에 따라 세금 문제가 불거졌으나, 반발이 커지면서 잠시 유예됐을 뿐이다. 따라서 특수고용직 종사자인 캐디는 조만간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업체에 의해 배출되고 관리되는 직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회장은 골프장 프로숍에서 거둔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캐디 육성에 적용하려 한다. 골프장에 딸린 사업장에 불과하던 프로샵을 하나 둘 씩 위탁 운영하더니 점차 늘려 15년만에 60여개 업장으로 늘렸다. 종전에 없던 사업군을 만든 데는 물류 이동과 골프장의 트렌드를 잘 포착해낸 안목이 작용했다.

김회장은 캐디 업종도 인원 채용, 육성, 파견 및 사후 관리 등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성패가 갈린다고 믿는다. 그래서 우선 해당 영역 전문가부터 영입했다.

어릴 적 캐디 경험을 살려 캐디 아카데미와 협동조합을 운영하며 여러 골프장의 총지배인을 지냈고 2년 전까지 중국의 명문 골프장 대표까지 역임한 김영미 씨를 예스K컨설팅 대표로 초빙했다. 그런가 하면 경력단절 여성과 은퇴자를 위한 마샬캐디 제도를 처음 도입해 이를 수년째 골프장들에 연결해주고 있는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을 감사로 위촉했다.

의류 도매업을 하던 김 회장은 2007년 경기도 고양의 한양컨트리클럽 프로숍에 처음 입점하면서 골프장 업계에 발을 들였고 꾸준히 업장을 늘렸다. 그가 프로숍을 꾸준히 넓힐 수 있었던 비결은 규모의 경제와 차별화였다.

예스런던은 2015년 프레지던츠컵 기념품 판매처 운영사였다.

“프로샵도 결국 재고 싸움입니다. 저희는 물류 창고에 매장관리기기(POS)시스템까지 갖췄지요. 고급 골프장에서는 고가 상품을 팔고, 그린피가 싼 골프장에는 저렴한 제품을 집중 진열했어요. 브랜드 제품을 대량 직매입해서 마진을 높였지요. 한창 때는 저희 창고에 있는 사소한 풀품 개수까지 다 외우고 있었지요.”

예스런던은 지난 2015년 프레지던츠컵의 공식 머천다이즈사가 되면서 골퍼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전까지 대회 로고 모자나 액세서리는 만들어도 큰 수익이 나지 않았으나, 프레지던츠컵에서는 물건을 공급하기가 바쁘게 불티나게 팔았다.

김 회장은 그걸로 회사 이름을 알렸을지언정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대회 기간에는 매출액 20억원이 넘었지만 프레지던츠컵 조직위에 주는 로열티가 엄청나게 많았고, 몇 달 전부터 사무실 열어 운영하고, 400평 텐트 비용 등으로 나가서 손에 쥔 건 거의 건 없었죠.”

당시 경험 이후로 골프숍 매장은 점차 늘어서 인천 스카이72를 비롯해, 용인 H1클럽, 파주 서원밸리, 롯데 스카이힐 제주 등 전국에서 60개의 프로숍과 아디다스 전문 매장 8개까지 운영하는 유통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는 골프존마켓과 협약을 맺어 골프 의류매장을 열었고, 7월에는 프로샵 업계 최초로 통합구매 적립 서비스인 Y멤버십을 만들기도 했다. 고객 카드를 만들어 전국의 프로샵에서 쓸 수 있도록 했다. 프로샵 끼리 연결시켜서 결국 하나의 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프로샵도 꾸준히 변해야 살아남습니다. 골퍼들이 뭘 사는지를 잘 봐야 합니다. 파주 S골프장의 프로샵에는 돼지갈비가 맛있다고 소문이 나니까 월 매출 2천만원을 찍었습니다. 도매상에서 과일을 떼다가 진열만 하기보다는 과수원을 통째로 계약해 파는 게 가능한 세상이지요. 앞으로 프로샵에서 피팅하고 클럽도 파는 시대가 올 겁니다. 여기다가 예스K컨설팅이 프로샵과 골프 고객, 전문 캐디까지 연결해내면 분명히 시너지가 발생할 겁니다.”

영국의 골프 초창기에 프로 골퍼가 클럽하우스내의 샵을 운영한다고 프로샵이란 말이 나왔으니 그의 전망이 틀리진 않아 보인다. 골프장의 부속 시설에 불과하던 프로샵을 비즈니스로 엮어낸 그의 안목은 캐디를 육성해서 고객과 연결하는 골프장 이용의 플랫폼으로까지 연결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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