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으로 심신 단련한 이대호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사직|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2021. 4. 2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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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롯데 이대호. 연합뉴스


감독이 보낸 신뢰에 선수가 응답했다. 롯데 이대호가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며 팀에 첫 연승을 안겼다.

이대호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홈 두산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는 역전에 역전이 거듭되는 난타전 끝에 두산에 10-9 승리를 거두고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0.286에서 0.317로 상승했다.

이대호는 “홈런이 나와서 기쁜 것도 있지만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게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경기를 앞두고 허문회 롯데 감독은 “우리 팀에 이대호만한 선수가 없다”며 이대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대호는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그에 보답해야 하는 게 선수”라며 “올해 스프링캠프를 국내에서 하니까 몸이 예전과 달랐다. 초반에 홈런이 나오긴 했지만 내 타격감이 아니었는데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대호가 선수로서 장수하고 있는 비결로 하체 힘을 꼽았다. 이대호가 시즌을 준비하면서 해운대에서 사직구장까지 자전거로 왕복하거나 등산을 하면서 하체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하체가 단단하게 버텨주니까 좋은 타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이대호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유행한 후 나한테 맞는 운동을 찾다보니까 사이클이라든지 등산이 생각나더라. 해운대에서 자전거를 타고 야구장에 오면 5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고 소개했다. 헬멧과 고글, 마스크를 써도 거리에서 그를 알아보는 시민들이 있었다.

해운대 장산을 오르는 것도 그에겐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시간이었다. 이대호는 “장산이 높지 않지만 돌아서 올라가면 2시간 정도 걸린다”고 소개했다. 그는 프로야구선수협회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것을 떠올리며 “지난해 힘든 일이 있지 않았나. 산을 타면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고 팬들이나 지인, 구단 직원들에게 더 잘했으면 좋았을 걸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산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대호는 공수 교대 때 이병규와 함께 더그아웃 앞으로 나가 팀 야수들을 맞이하는 새로운 ‘루틴’을 만들었다. 그는 “어제(20일)부터 팀 분위기 떨어진 것 같아서 이병규에게 ‘우리가 움직이면 후배들도 달라지지 않겠나’하며 시작해봤다”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 건데 연승을 했기 때문에 시즌 끝날 때까지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올 시즌 안타를 치고 나가면 ‘우리는 강하다’는 의미로 보디빌더처럼 이두근을 강조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마흔살 최고참 이대호에겐 쑥스러울 수도 있는 동작이다. 이대호는 “후배들이 정한 거니까 하자면 해야 한다.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면서 하면 더 부끄러울 것 같고 당당하게 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는 “한 시즌 4개월이니까 롯데 유니폼을 입을 시간은 1년도 안된다. 우승 한 번 해보고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다”며 “나와 후배들이 같이 잘해서 우승하면 선수생활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직|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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