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탄소 흡수 능력 높이는 숲 가꾸기 필요

윤여창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2021. 4. 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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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은 산림의 탄소 흡수 기능을 강화하고자 올해부터 30년간 30억 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산림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기후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를 감축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년의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심는 숲 갱신(更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숲 갱신은 경제성이 없는 나무를 벌목하고 그 지역에 맞는 다른 경제림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숲 갱신이란 명목으로 잘 자라고 있는 나무를 베어내는 바람에 경관이 훼손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년의 나무가 자라는 숲을 벌채하면 그 나무 속에 보관되어 있던 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되어 탄소 중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에서 베어낸 나무는 대부분 전기 생산이나 난방용 보일러 연료, 부가 가치가 낮은 펄프나 섬유판(목재 부스러기를 합성수지·접착제와 섞어 압축한 판재) 등 목재 가공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한창 자라는 중년의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는 산림 정책은 탄소 중립에도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손실이다.

또 중년의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을 경우, 곤충·새·산토끼 등 다양한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오래된 숲을 파괴하면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숲의 휴양 자원 가치가 훼손된다. 어린 나무들이 들어서면 빗물을 머금는 기능이 줄어들어 수량이 부족한 봄·가을철에 수자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린 나무를 새로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솎아내기 등으로 중년의 나무가 더 큰 목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풍성한 숲을 가꾸는 것이 탄소를 감축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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