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제조업 부활 총력전 방심 땐 치명적 타격

논설위원실 2021. 4. 22. 00: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세기 후반 시절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일본 기업들의 변신이 예사롭지 않다.

일본 배터리 관련 55개 기업은 최근 '배터리서플라이체인협의회(BASC)' 설립 총회를 열고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공동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우리 자동차 업체들이 노조에 발목이 잡혀 전기차 생산을 연기하는 동안 일본 대기업들은 종신고용제·연공서열제 등을 버리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

20세기 후반 시절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일본 기업들의 변신이 예사롭지 않다. 일본 배터리 관련 55개 기업은 최근 ‘배터리서플라이체인협의회(BASC)’ 설립 총회를 열고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공동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여기에는 자동차·전자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모두 참여했다. 뭉쳐서라도 한국과 중국에 내준 시장을 뺏겠다는 것이다.

100년 역사를 지탱해온 전통 사업을 팔고 첨단 업종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하드웨어를 송두리째 바꾸는 기업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전기전자 업체 히타치는 금속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글로벌로직을 사들였다. 파나소닉은 90년 역사의 일회용 건전지 사업을 매각하고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를 추진한다. 전자 산업의 상징이었던 소니의 경우 이제 콘텐츠 사업 비중이 더 커졌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과 중국 타도를 외치며 1위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가 올해 초 설립한 합작사가 출범과 함께 대만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 제조 업체들은 보수적 기업 문화까지 통째로 바꾸고 있다. 우리 자동차 업체들이 노조에 발목이 잡혀 전기차 생산을 연기하는 동안 일본 대기업들은 종신고용제·연공서열제 등을 버리고 있다.

우리 주력 산업은 극일(克日)을 통해 일궈낸 것이다. 하지만 주력 업종 대부분은 여전히 일본과 겹치고 수출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부품·소재 등 일본이 앞선 기초기술 분야가 완성품 제조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경우 미국과 중국 제조업의 위협을 능가하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기업들과 함께 일본 제조 업체들의 기술 추격과 사업 재편 과정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규제 족쇄와 퇴행적 노사 문화를 그대로 둔다면 우리 기업도 쇠락한 일본 제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