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학교 방역, 어른들이 지켜줘야 한다

2021. 4.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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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학생들에게 가혹한 시기였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학교는 휴교와 등교를 반복하며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힘들었다.

교육당국은 2021년 1학기부터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시도하고 있으나 4차 유행이 시작되며 고민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학교 휴교가 확산 방지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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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영동일고에서 교사와 보건소 직원이 교실을 방역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작년은 학생들에게 가혹한 시기였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학교는 휴교와 등교를 반복하며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힘들었다. 교육당국은 2021년 1학기부터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시도하고 있으나 4차 유행이 시작되며 고민은 커지고 있다. 개학 후 10대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최근 1주일간 전체 확진자 중 약 10%로 증가 추세이다. 확진자가 발생하여 휴교 또는 전수 진단검사를 수행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한 달 사이 300명에서 600명대 중반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4차 유행이 급격히 진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이어지며 현장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학교 방역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란도 학부모와 학생을 불안하게 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신속진단검사 도입 논의는 학교가 그 시범 적용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범유행 시기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더 심각해졌으며, 아이들의 교육 격차도 뚜렷하다. 아이들의 교육과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학교 개학은 필수적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학교 휴교가 확산 방지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방역 측면에서만 학교를 바라볼 수 없고, 지속가능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상황은 좋지 않다. 정부는 방역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기존의 확진자 수 억제 정책에서 확산을 어느 정도 용인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당분간 확진자 수는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000명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고 그중 10%가 학생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앞으로도 학교에서 확진자는 계속 발견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거론되는 자가검사키트나 신속진단검사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신속진단검사는 간편하고 빠른 대신 성능이 떨어진다. 낮은 성능은 위음성과 위양성으로 나타난다. 전체 방역의 관점에서는 감염자를 음성으로 판단하는 위음성이 문제가 된다. 확산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감염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양성으로 나타나는 위양성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신속진단키트는 약 1,000명당 1건의 위양성이 발견된다. 만약 위양성이 나타나면 학생을 격리하고, 반 전체를 검사해야 한다. 모든 학생을 귀가시키는 학교도 있을 수 있다. 일선에는 큰 혼란이 벌어진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검사의 신뢰도와 교직원의 피로도도 극심해질 것이다.

교육현장을 지키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방역은 무엇보다 기본이 중요하다. 특별한 대책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위험하다. 현장에서 필수적인 수칙만 준수해도 큰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수단은 유증상자에 대한 감시이다. 무증상자 감염이 존재하긴 하나 유증상자에 의한 확산은 더 큰 클러스터를 만들어낸다.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등교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확실한 진단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학부모와 교직원도 반드시 이를 준수해야 한다. 당국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작년 한 해는 방역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희생해왔다. 이제는 어른이 학교를 위해 나설 차례다. 교직원, 학부모, 학원 관계자가 학교에 코로나19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 주어야한다. 우리의 미래는 교육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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