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00만원 차이, 코인값 왜 한국이 외국보다 비싸지?

이기훈 기자 2021. 4. 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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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 앞다퉈 사려고 해 12% 높게 '김치 프리미엄' 붙어

가상 화폐 투자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국내에서 거래되는 코인 가격이 외국보다 크게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가상 화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분 현재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692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세계 최대 암호 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은 5만5358달러(약 619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한국에서는 11.8% 비싸다는 뜻이다.

암호 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3위인 비트코인캐시도 국내 거래소에서는 해외보다 11%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에서 유독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는 이유에서 ‘김치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투자자들이 유독 가상 화폐를 많이 사려고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국내 가상 화폐 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의미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미국 가상 화폐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우리나라에는 대부분 개인 투자자”라면서 “이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이론적으로는 국내외 가격 차이가 차츰 사라져야 한다. 똑같은 물건을 싼 곳에서 사서 비싼 곳에 되파는 식의 거래가 이뤄지면 비싼 곳의 가격이 떨어져 가격이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가상 화폐를 사려고 해외 거래소로 외화를 보내는 등의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은 건당 5000달러를 넘게 송금할 때는 은행이 거래 목적 등을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가상 화폐 매매를 위해 해외 송금을 의뢰하면 은행이 거래를 거절하는 중”이라면서 “자금 세탁이나 탈세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건당 5000달러 미만이면 은행이 거래 목적 등을 확인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자체 준법감시규정에 따라 의심 거래를 걸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이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돈을 벌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1~9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에서 개인이 중국으로 송금한 금액은 1억1030만달러로, 지난달 송금액(1억720만달러)을 넘어섰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17년 자국 내 가상 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했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해외 거래소에서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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