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폭죽 대신 경고·반칙만..전북·울산 '허무한 첫 대결'
[경향신문]
2021년 첫 ‘현대가 더비’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K리그1 독주 여부가 걸린 경기로 주목을 받았으나 골 폭죽 대신 경고와 반칙만 쏟아지는 허무한 신경전 속에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2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1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두 팀의 맞대결이 0-0 무승부로 끝난 것은 2017년 5월14일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1~2부를 합쳐 유일한 무패팀인 전북(8승3무)은 이날 무승부로 선두를 지켰고, 울산은 6승3무2패로 승점 6점차로 쫓는 2위를 유지했다.
라이벌 의식을 떠나 우승 향방을 가늠할 맞대결이라는 무게가 선수들의 발을 잡았다.
홍명보 울산 감독이 “A매치를 빼면 한국 축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선수들이 너무 긴장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우려가 그라운드에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양팀 선수들은 실수가 빚어낼 참사를 걱정한 나머지 좀처럼 공격에 나서지 못했다. 울산과 전북을 합쳐 슈팅 개수가 평소의 절반 남짓인 11개에 그쳤다. 특히 전북은 화끈한 공격이 트레이드 마크지만 후반 종료 직전 첫 유효 슈팅이 나왔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양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를 뽑아들며 반전을 꾀했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전·후반 90분 득점에 가장 가까웠던 찬스는 후반 11분 울산 수비수 불투이스의 헤딩슛이 골 라인을 지나가기 직전 전북 공격수 일류첸코에게 막힌 것이 유일했다.
반면 라이벌 의식 속에 거친 반칙이 속출해 심판의 휘슬 소리만 연거푸 울렸다. 전북 수비수 홍정호가 팔을 휘둘러 울산의 김지현을 쓰러뜨린 장면에선 양팀이 충돌할 뻔하기도 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어서 죄송하다”면서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가 가장 나빴다. 양팀 모두 선수들이 너무 긴장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3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FC서울을 2-1로 제압해 3연승을 내달렸고, 인천 유나이티드는 성남FC를 3-1로 이겨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대구FC는 수원 삼성을 1-0으로 꺾고 연승 신바람을 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역사저널 이어…KBS, 이번엔 라디오 진행에 ‘보수 유튜버’ 발탁
- 민주당 당선인들 ‘명심’ 독주에 견제구...추미애 탈락·우원식 선출 배경
- [종합]“팬들에 돈달라 하겠냐” 길건·홍진경도 분노···끊이질 않는 사칭범죄
- 김호중 공연 어쩌나... KBS “김호중 대체자 못찾으면 KBS 이름 사용 금지”
- “소주 한 병” 尹 발언 풍자한 ‘돌발영상’ 삭제···“권력 눈치 정도껏”
- 사측이 “조수빈 앉혀라”…제작진 거부하자 KBS ‘역사저널 그날’도 폐지 위기
- 이원석 검찰총장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사전 조율 여부엔 “말 않겠다”
-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이남순 “여자로서 끝났다” 몸도 마음도 깊숙히 꿰뚫은 그날의 상처
- 늙으면 왜, 다들 손만 잡고 잔다고 생각할까
- “태국 파타야 한인 살인사건 용의자, 캄보디아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