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드 허훈 "PO라 지나치게 집중, 너무 달려..경험 부족으로 체력 안배 못했다"
입대 1년 미루고 '더 높은 곳으로'
[경향신문]
“첫 경기만 잘 풀렸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로 불리는 허훈(26·KT·사진)의 가슴은 아직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생애 두 번째 도전이었던 봄 농구에서 3경기 만에 물러난 것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허훈은 지난 20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KT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팀이다. 우리는 너무 빨리 시즌을 마쳤다”고 말했다.
KT가 정규리그에서 3승3패로 팽팽한 맞수였던 안양 KGC인삼공사에 3전 전패로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허훈은 플레이오프 3경기를 복기하면서 너무 손쉽게 내준 지난 11일 1차전(80-90 패)을 가장 아쉬워했다. 승부처인 4쿼터 허훈이 일찌감치 벤치로 물러난 경기였다.
허훈은 “플레이오프라 너무 집중한 나머지 쉼 없이 내달렸다. 덕분에 슛도 잘 들어갔지만 체력도 너무 일찍 떨어졌다”고 탄식했다. 허훈의 햄스트링 통증은 나중에야 알려졌다.
허훈은 체력조절 실패 원인을 경험 부족에서 찾았다. 2년 전 첫 플레이오프 경험과 팀의 최고 해결사로 맡는 무대는 또 달랐다. 허훈은 평균 14.3점, 6.7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지만 더 나은 플레이가 필요했다. 허훈은 “내가 더 영리하게 좋은 플레이를 했어야 하고, 확률이 높은 농구를 준비했어야 한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의 전력차도 KT의 봄 농구 실패 원인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의 KGC 센터 제라드 설린저가 평균 28점을 쏟아내며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한 것과 달리 KT 브랜든 브라운(10.3점)은 심판과 싸우다 자멸했다.
허훈은 “브라운이 골밑에서 잘 버텨주길 바랐던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우리가 그 선수에게 더 잘 맞춰줬어야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농구가 뚜렷한 선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운이 오면서 7연패에 빠졌던 팀이 7연승을 내달렸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허훈은 KT의 조기 탈락이 아쉽지만 차기 시즌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허훈과 양홍석을 중심으로 국내 선수들의 전력을 따진다면 다른 팀들에 밀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서다. 허훈이 군 입대를 1년 더 미룬 이유다. 허훈은 “KT의 농구는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다.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한 채)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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