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번 블루 몬스터, 94미터 그린몬스터에 당했다

이용균 기자 2021. 4. 2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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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 4실점 패전 안긴 보스턴
짧은 왼쪽 담장 겨냥 '전원 우타자'
류, 결국 보가츠에 3점포 '치명타'

[경향신문]

토론토 류현진이 21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4회 홈런을 맞은 뒤 아쉬워하고 있다. 보스턴 | AP연합뉴스

류현진(34·토론토)이 보스턴 홈구장 펜웨이파크의 ‘그린 몬스터’에 당했다. 1-0으로 앞선 4회 잔더 보가츠에게 그린 몬스터를 넘는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4회에만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허용하며 4실점했다. 한 이닝 사이클링 피안타는 빅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21일 보스턴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안타 4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토론토가 2-4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2패(1승)째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도 3.00으로 높아졌다.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파크 왼쪽 담장은 높이가 11m가 넘는 ‘그린 몬스터’가 자리 잡았다. 거리가 94m밖에 안 될 정도로 짧고 담장이 높아서 우타자들에게 매우 유리하다.

보스턴은 스위치타자 1명 포함 전원 우타자로 타선을 짰다. 류현진 역시 ‘그린 몬스터’에 대비해 첫 타순을 돌 때까지 조심스럽게 바깥쪽 위주의 승부를 펼쳤고 1회 속구구속을 88마일 수준으로 떨어뜨리면서 조심스러운 투구를 했다. 바깥쪽에 느린 속구를 구사한 뒤 몸쪽 높은 쪽에 빠른 커터, 속구를 던지면 ‘체감 속도’가 더 빠르게 느껴지는 ‘효과 구속’ 전략이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2번째 타순에 접어들면서 보스턴 강타선에 읽혔다. 류현진은 4회말 2번 크리스찬 아로요와 3번 JD 마르티네스에게 몸쪽으로 붙인 커터가 조금씩 몰리면서 연속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에서 보가츠 타석, 바깥쪽 89마일 속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몸쪽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장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1-2로 유리한 상황, 이날 가장 빠른 91.1마일 포심을 스트라이크 존 몸쪽 가장 높은 구석에 정확히 찔렀지만 보가츠가 이를 때려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만들었다.

류현진은 경기 뒤 “타순 한 바퀴 돈 뒤 몸쪽 승부를 하겠다는 계산이었는데 제구가 몰리면서 안타를 맞았다. 보가츠에게 홈런 맞은 공은 구위고 코스도 좋았는데 타자가 잘 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팀 3연패에 대해 “한 시즌을 소화하는 과정의 일부다. 투타밸런스가 잘 맞으면 다시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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