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도심 속 '왜색' 다리 논란.. 전문가 "일본식에 가까운 건 분명한 사실"

이동준 2021. 4. 2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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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전주시가 도심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한 교량이 왜색(倭色)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다리는 목재 사용 방식과 외관 등이 일본 전통 양식과 닮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우리나라 전통 양식보다는 그(일본)쪽에 가까운 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한다.

SNS에 글을 올린 누리꾼들은 일본 신사의 회랑 사진 등을 예로 들며 '아무리 봐도 전통 양식은 아니다' 등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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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휩싸인 신축 교량.. 일본 전통양식과 흡사?
왜색(倭色) 논란에 휩싸인 우림교 모습.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가 도심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한 교량이 왜색(倭色)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다리는 목재 사용 방식과 외관 등이 일본 전통 양식과 닮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우리나라 전통 양식보다는 그(일본)쪽에 가까운 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한다.

21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삼천을 가로지르는 ‘우림교’는 효자동과 효천지구를 잇는 90m 규모의 다리다.

완산구는 미관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사업비 8억원을 들여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이 다리를 설치했다.

‘우림교’는 나무 지붕을 씌우고 다리 양옆에도 창살을 닮은 목재와 금속 구조물을 이었다. 또 야간에도 통행이 가능하도록 일정 거리마다 경관 조명을 매달아 보기 좋게 꾸몄다.

공사를 추진한 완산구는 경관시설 설치로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과 우천 시 비 가림 효과까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림교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우림교가 일본 양식을 본뜬 것 같다’는 반응이 속속 올라왔다.

SNS에 글을 올린 누리꾼들은 일본 신사의 회랑 사진 등을 예로 들며 ‘아무리 봐도 전통 양식은 아니다’ 등의 의견을 냈다.

전문가도 왜색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는 형태라고 진단했다. 

남해경 전북대 한옥기술종합센터장은 “전통 한옥은 (우림교처럼) 처마 끝을 인위적으로 심하게 구부리지는 않는다”며 “일본식이라고 단정하지 않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전통 양식보다는 그쪽에 가까운 게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조선 건축의 결구는 천두식이고, 일본은 ‘대량식’(擡梁式)으로 대표된다”며 “조선은 견고하게 나무를 짜 맞추는 방식으로 건축물을 지었지만, 일본은 비교적 얇은 선을 바탕으로 공간을 더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마디로 잘 본뜬 왜식 구조 다리를 전통문화로 대표되는 전주에 지어놓은 것”이라며 “이보다 황당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실제 이날 황 소장이 언급한 ‘대량식’ 구조로 검색해본 결과 일본 공립 돗토리환경대학 홈페이지 등에는 앞서 지적된 것처럼 처마 끝을 인위적으로 구부린 ‘대량식’ 구조의 일본 건축물(지붕)이 검색됐다.

다만 ‘우림교’는 일본식 다리 모습과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대량식’ 구조의 일본 건축물. 처마 끝을 인위적으로 구부린 게 특징이다. 돗토리환경대학 자료 캡처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완산구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공사 전에 경복궁의 회랑을 참고했는데 예산상 문제로 전통 한옥 형태로 만들지는 못했다”며 “가용 예산 범위에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해 경관시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다리 주변에 꽃을 매달거나 전시물을 게시하는 방법으로 경관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왜색 논란은) 시각의 차이 정도로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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