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차량 보조배터리 화재 잇따라..KC인증 당국 '나몰라라'
[앵커]
요즘 차량 블랙박스가 계속 녹화할 수 있게 차량용 보조배터리를 다는 운전자들이 많습니다.
안전성 검사를 통과해 KC인증까지 받은 제품들인데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이 차량용 보조배터리에서 폭발 화재가 잇따르는 것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김유대 기잡니다.
[리포트]
지하에 주차된 SUV 차량 내부가 온통 검게 그을렸습니다.
불이 난 곳은 조수석 아래, 차량용 보조배터리입니다.
블랙박스를 켜두기 위해 따로 설치한 배터리입니다.
[차량용 보조배터리 화재 피해자 : "(블랙박스를) 상시로 켜 놓으면 방전되지 않습니까. 요즘 추세가 다 보조배터리를 다니까 저도 달았죠."]
지난 2월부터 한달 새 국립소방연구원에 감식 의뢰가 들어온 차량 보조배터리 화재만 7건.
해당 제품으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배터리 과충전 상태가 된 지 불과 10분.
갑자기 불길이 치솟습니다.
곧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8초 뒤 2차 폭발, 다시 3차 폭발까지 나면서 파편이 날아다닙니다.
차량용 보조배터리에는 이런 원통형 배터리가 10여 개 들어갑니다.
강한 열기와 함께 폭발이 일어나면서 이렇게 형체를 알아 볼 수 없게 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리튬배터리의 충전 용량이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주변 온도가 85도면 충전 용량은 7.5%, 120도에선 22%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차 안의 온도가 올라가 배터리 충전용량이 떨어졌는데도 계속 충전이 이뤄지면서 과부하로 폭발하는 겁니다.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리튬이온배터리는 온도 변화에 따라서 그 특성이 변합니다. 고온 환경에서 지속 충전하거나 방전할 경우 화재 연관성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그런데도 이 제품은 KC 인증까지 받고 이미 전국에 3만 개 넘게 팔려나간 상태입니다.
화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해당 업체는 폐업신고를 한 뒤 연락도 닿지 않고 있습니다.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차량용 보조배터리 모두 화재 위험성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온의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KC 인증을 내준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KBS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실태파악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김유대 기자 (y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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