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기획]④ '앉은뱅이 꽃·벙어리장갑'..일상 속의 차별
[KBS 대구]
[앵커]
KBS가 마련한 장애인의 날 연속 기획 뉴스입니다.
'절름발이', '벙어리' 등 일상에서 무심코 썼던 표현이 장애인에게는 큰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차별 용어를 쓰지 말자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지만, 정착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홍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소아마비 장애를 앓았던 박명애 씨는 '앉은뱅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걷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앉은뱅이 꽃'이나 '앉은뱅이 의자' 같은 단어는 큰 상처라는 겁니다.
[박명애/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 "그 말이 너무 나에게 아킬레스건으로 다가오는 거에요. 화를 내고 울거나 내가 성이 났다는 감정 표현을 하게 되고… 이런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장애인 관련 시민단체가 자주 사용하는 장애인 차별 용어를 조사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인 표현은 '벙어리'였고 '장애자', '맹인'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잘 모르고 사용하는 차별 표현에는 '꿀 먹은 벙어리', '깜깜이 선거'와 같은 관용적인 표현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인권위원회는 벙어리장갑 대신 '손모아장갑', 절름발이가 아닌 '불균형적인', 눈뜬 장님은 '무엇을 보고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바꿔서 표현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외눈박이의 시각 대신 '왜곡된 시각'으로, 눈먼 돈은 '대가 없이 얻은 돈'으로 표현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손두진/국가인권위원회 대구 인권사무소장 : "언어라고 하는 게 결국은 사회적인 구조를 표현한다고 봤을 때 구조가 차별적으로 심화되도록 자꾸 자기도 모르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고…."]
오랜 시간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차별 표현들, 무심코 쓰는 단어 하나, 표현 하나가 장애인들에게는 언어폭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바꾸려는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홍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지현
홍승연 기자 (carro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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