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코로나로 닫힌 국경 열 듯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1. 4. 2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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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식량난·생필품 부족 가중
중 외교부 "교류 전개 필요"
부분적 개방 이뤄질 가능성

[경향신문]

중국이 북한과의 교역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닫혀 있던 북·중 국경이 조만간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국 간 교역이 완전히 정상화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북한에 필요 물자가 공급되는 수준의 부분적 개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은 정상적인 경제·무역 교류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방역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북한과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북·중 접경지역에서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과의 교역 재개 의사를 확인한 것이다.

앞서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에서는 한글로 ‘단둥·서포’(평양 외곽 지역)라는 글자가 적힌 화물열차가 정차돼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이 가운데 일부 열차가 이미 지난 17일 옥수수 300t을 싣고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열차 운행이 확인되지는 않았고, 5월 초쯤 본격 재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중 국경의 움직임이 관심을 끄는 것은 사실상 1년 넘게 국경을 봉쇄한 북한의 사정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국경을 걸어 잠그고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문을 열지 않았다. 그 결과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현상이 가중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국경 개방 필요성은 북한 측에 더 절실하다. 그동안 거의 끊기다시피 했던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이 지난달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3월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나타난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1297만8000달러(약 145억원)로, 2월 3000달러(약 355만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수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농사철을 맞아 비료 등을 대거 들여갔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화물열차 운행이 일시적으로 재개될 수 있겠지만 전면적인 교역 재개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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