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2030세대의 가상통화 투자열풍
[경향신문]
투기성 투자 열풍에 휩싸인 가상통화 거래의 주축이 ‘2030세대’(만 20~39세)로 확인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상통화 투자에 뛰어든 신규 가입자의 63.5%가 20~30대로 나타났다. 총 249만5000여명 중 20대가 32.7%(81만여명)로 가장 많고, 30대가 30.8%다.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4대 거래소의 투자자 현황분석 결과다. 2030세대는 이 기간 중 가상통화를 사기 위한 예치금도 크게 늘렸다. 1월 말 2516억여원의 예치금은 3월 말 5675억여원으로 125% 급증했는데, 20대는 154.7%, 30대가 126.7% 늘려 급증을 이끌었다. 특히 만 19세 투자자들의 증가율은 무려 284.3%로 전 연령대를 압도했다.
전문가들이 투자를 경고하는 ‘코인열차’에 2030세대가 너도나도 올라타는 이유는 알 만하다. 취업이 안 되니 미래가 불안한 데다 과거 경제가 성장할 때처럼 차근차근 돈을 모아 집을 사기도 어렵다. 그러니 “1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벌었다”거나 “집을 사고” “차를 바꾼다”는 성공담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 박탈감에 지금 뛰어들지 않으면 영영 뒤처질 것이라는 두려움도 투자를 부추긴다. 주식과 달리 쉬운 접근성과 ‘대박’ 유혹도 작용한다.
하지만 가상통화가 내포한 위험성은 너무나 크다. 가상통화는 정식 화폐도, 금융 투자상품도 아니어서 누구도 가치를 담보할 수 없다. 가격 변동폭이 워낙 큰 데다 불법 행위나 국내외 규제 상황 등에 따라 폭락 위험성이 상존한다. 시세조작이 있어도 잡아내기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들이 여유자금이 아닌 빚을 내서 투자하기 때문이다. 자기 책임하에 신중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위험한 이유다. 2030세대의 ‘코인열차’ 탑승은 미래세대의 절망 표출이자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를 상실한 우리 사회의 민낯이기도 하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2030세대의 투자열풍을 가벼이 보아선 안 된다.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는 만큼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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